배터리 침체 속 'AI소재 이동' 본격화 나선 화학업계

배터리 침체 속 'AI소재 이동' 본격화 나선 화학업계

김도균 기자
2025.11.22 08:00
지난 7월 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5'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7월 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5'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국내 주요 화학·소재 기업들이 AI(인공지능) 반도체용 첨단소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동박 등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던 기업도 전기차 업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고부가가치 AI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생산라인 전환·증설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내년 2분기까지 mPPO(변성 폴리페닐렌옥사이드) 증설 라인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코오롱생명과학으로부터 관련 공정·생산 기술·특허를 이전받아 생산부터 판매까지 아우르는 일원화된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mPPO는 우수한 전기 절연성과 내열성을 바탕으로 전기 차단 성능이 뛰어나 AI 칩용 동박적층판(CCL)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기준 mPPO 수출가격은 ㎏당 약 60달러로, 기존 전기 차단 소재인 에폭시수지보다 20배 이상 비싼 고부가 제품으로 꼽힌다.

OCI그룹도 AI 수요에 맞춰 반도체용 소재 사업을 키우고 있다. 사업회사인 OCI는 반도체 웨이퍼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인산의 수주 증가에 따라 연산 2만5000톤이던 생산능력을 3만톤으로 확대하며 반도체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계열사 OCI테라서스는 일본 도쿠야마와의 합작법인 OTSM을 통해 2029년부터 연간 8000톤 규모의 초고순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 시장에 뛰어든 화학기업들도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낸다. 동박을 생산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북 익산 1·2공장 전지박 생산라인 일부를 회로박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솔루스첨단소재 역시 3분기 AI 가속기용 고부가 동박 매출이 493억 원에서 766억 원으로 55.4% 증가하며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SKC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의 핵심 소재인 '글라스기판(유리기판)'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C 계열사 ISC의 경우 AI 반도체 테스트 소켓 매출이 급증하며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액 645억원을 기록했다. '테스트 소켓'은 반도체 칩을 최종 검사 장비에 연결하는 장치인데 이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33%에 달했다.

배터리 시장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화학 업계의 무게중심이 AI 기반 첨단소재 분야로 빠르게 옮겨가는 모습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8%포인트 떨어진 16.8%였다.

반면 1~9월 누적 반도체 수출액은 1197억 달러로 지난해 대비 16.9% 증가했고, 전체 수출 비중도 22%에서 26%로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용 소재는 기술 난도는 높지만 부가가치가 크다"며 "전기차와 AI 시장 사이클이 엇갈리는 가운데 기업들의 사업 구조를 조정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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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도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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