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노동안전 종합대책'과 관련해 기업 73%가 "중대재해 예방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 대책이 예방보다 사후처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내 기업 26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새 정부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대한 기업인식도 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에는 △연간 3명 이상 산업재해 사망자가 발생한 기업에 영업이익의 최대 5% 과징금 부과 △반복적으로 산재가 일어나면 인허가 취소 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경총 조사 결과 노동안전 종합대책 내용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222개사) 중 73%(162개사)가 "중대재해 예방에 도움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예방보다 사후처벌에 집중돼 있어서(57%) △근로자 책임 강화 없이 권리만 강조돼서(24%) △현장 안전관리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 같아서(11%) 등 순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산재 예방은 사업주 일방의 노력이 아닌 근로자·노조·하청 등 사업장 내 구성원 모두의 역할과 책임 강화로 실현될 수 있다"며 "이번 정부 대책이 오로지 사업주 처벌과 제재에만 집중돼 이에 대한 기업들 시각이 조사결과에 나타난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안전 종합대책 중 기업에 가장 큰 어려움을 주는 내용에 대해 44%(116개사)가 '과징금, 영업정지 등 경제제재 강화'라고 응답했다. 사망사고 발생 시 현행 사업주 및 기업 처벌 수위에 대해선 76%(198개사)가 '과도하다'고 답했다.
중대재해 발생 시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 69%(182개사)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이유로 '대체인력 확보가 어려워서(54%, 98개사)'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중대재해 반복 기업에 대해 과징금 부과, 영업정지 대상 확대 등 경제제재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 66%(173개사)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이유로 '경제제재 강화가 중대재해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45%, 78개사)'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정부가 최우선 추진해야 할 산업안전정책(2가지 선택)에 대해서는 '감독 정책을 처벌에서 지도·지원으로 전환(44%)', '근로자 안전보건 책임 확대(37%)'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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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조사 결과 기업은 사업주 책임만 강조하는 정책과 사후제재 중심의 대책에 부정적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와 국회는 엄벌주의 정책 기조를 지양하고 안전규제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법령 정비 등 사전예방 중심으로 정책 전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