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기아가 대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중심의 '고가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고수익 차종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신차 출시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센티브 지급도 줄면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 텔루라이드의 미국 신형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가 현대차그룹의 ASP 상승 사이클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고객 인도를 지난달 시작했고 기아는 미국 전략 차종인 텔루라이드의 2세대 완전 변경 모델을 내년 1분기에 출시하고 텔루라이드의 첫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싼타페 1종뿐이지만 내년 이후 현지 생산 모델이 확대되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수익 구조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총 8종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운영 중이다. 현대차는 엘란트라·쏘나타·투싼·싼타페, 기아는 니로·스포티지·쏘렌토·카니발을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가격은 내연기관차 대비 약 15% 정도 높게 형성되는데 하이브리드차 대다수 부품이 내연기관차와 동일하기 때문에 원가 차이는 판가 차이보다 적어 수익성이 향상된다.
신차 출시로 미국 시장점유율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11.3%에서 2026년 11.7%, 2027년 12.0%로 점진적 상승이 예상된다. 미국 하이브리드시장 점유율은 토요타가 51%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혼다 18%, 현대차·기아 12%, 포드 10%, 마쯔다 3% 순으로 형성돼 있다.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수요는 증가세다. 2023년 이후 하이브리드 판매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2025년 1~9월 누적 기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고 침투율도 10.1%에서 13.3%로 뛰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월 판매 규모가 역전됐고 올해 들어 월평균 판매량은 하이브리드차 18만대, 전기차 14만5000대를 기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이 종료된 지난달 이후부터 나타나는 인센티브 축소 흐름도 긍정적이다. 마진이 비교적 더 많이 남는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인센티브를 절감하는 트렌드가 강화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의 인센티브 비용은 전월 대비 각각 33%, 25.3% 감소해 2000달러대를 기록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센티브 비용 축소로 4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턴어라운드 구간이 선명해졌다"며 "현대차·기아의 각각 분기 인센티브 비용 축소 폭을 1100달러, 500달러 수준으로 산정할 경우 약 4050억원, 192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