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멈춰선 'K-수소 드라이브'①

한국이 '수소차 보급 세계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줄 위기에 처했다. 중국은 수소 산업에서도 굴기 전략을 바탕으로 정부 주도로 수소차·충전기 공급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하며 글로벌 수소 모빌리티 산업 선도를 다짐했던 한국은 오히려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등 정책 동력이 약화해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수소차 누적 보급 대수는 약 4만4000대로 세계 2위인 중국(3만1000대)과 차이가 1만3000대에 달한다.
한국이 그동안 글로벌 1위를 지킨 것은 2018년 '넥쏘' 출시, 2020년 세계 최초의 수소법 제정 등으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기반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정책 지원 약화로 수소차·충전소 도입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빠르면 2년 내 수소차 공급 실적에서 중국에 역전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수소차 구매 보조금 지급 사업 예산을 올해 6385억8000만원에서 내년 5762억원으로 9.7% 깎는다. 이에 따른 내년 수소차 보급 대수는 △승용차 6000대 △버스(저상) 800대 △버스(고상) 1000대 △화물차 10대 △폐기물청소차 10대 등 총 7820대다. 올해 예산(총 9320대) 대비 1500대 적다. 이런 속도로는 과거 정부가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서 제시한 2030년 수소차 공급 목표 88만대(승용차 85만대, 상용차 3만대)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소충전소 설치사업 예산도 올해 1962억8000만원에서 내년 1897억원으로 3.3% 삭감할 예정이다.
연간 수소차 8000대 공급도 어려운 한국과 달리 중국은 향후 5년 동안 매년 수만대의 차량을 도입할 계획이다. 중국자동차공정학회 등에 따르면 중국은 '수소차 시범도시군' 사업 등을 바탕으로 2030년 누적 대수를 총 40만~80만대로 확대한다. 중국은 정부가 주도해 트럭과 같은 상용차 중심으로 수소차 공급을 늘려가고 있다. 중국의 수소충전소 누적 보급 대수는 571기로 이미 한국(434기)보다 많다. 중국은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를 총 3000기 구축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은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내년 수소차·충전소 예산이 증액되길 기대한다. 그러나 헌법상 국회는 정부 동의 없이 예산을 증액할 수 없어 현실화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 학계 한 관계자는 "수소 산업에 관심이 있는 국회의원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예산 증액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정부가 삭감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증액 합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