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관세에 따른 국내 자동차 업계의 수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지만 내수 부진이 실적 개선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계획대로 올해를 끝으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종료하면 국내 판매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10월에 이어 11월에도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 판매 감소가 두드러졌다.
현대자동차의 11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3.4% 줄어 해외 판매 감소폭(-2.2%)보다 컸다. 기아의 국내와 해외 판매는 각각 1.6%, 0.8% 감소했다. KG모빌리티(KGM)는 11월 국내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작년 같은 달보다 많은 차량을 팔았는데 이는 수출 증가(5.6%)가 국내 실적 감소(-5.7%)를 만회한 덕분이다. 지난 10월에는 현대차 국내 판매가 17.1% 급감해 해외 실적 감소(-4.8%)가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같은 달 기아는 해외 판매가 2.1% 늘었지만 국내에선 차량이 13.1% 적게 팔렸다.
신차 부재, 친환경차 보조금 감소 등이 국내 실적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고금리 장기화, 경기 불확실성 지속으로 내구재 소비 전반이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구재는 승용차·가전제품처럼 1년 이상 사용 가능한 상대적으로 고가인 상품을 의미한다. 옷·신발처럼 1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저가 상품은 준내구재, 식품·화장품처럼 1년 미만 사용되는 것은 비내구재로 구분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10월 비내구재와 준내구재 판매가 전월대비 각각 7%, 5.1% 늘었지만 내구재 판매는 4.9% 줄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내구재만 4.3% 감소했다. 이런 흐름은 11월에도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영향으로 비내구재 소비는 꾸준히 늘어도 '비싸고 당장 필요하지 않은' 내구재 소비는 점차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자동차 개소세 인하 종료를 예고해 업계 걱정이 크다. 소비자는 자동차 구매 시 물품 가격의 5%를 개소세로 납부한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수년 동안 소비 촉진을 위해 개소세율 인하(5%→3.5%, 한도 100만원)를 계속 연장했고 올해 말 일몰을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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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개소세 인하가 연장될 가능성이 있지만 대규모 세수 결손 때문에 종료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월 세수 재추계 결과 올해 국세가 6월 추가경정예산(372조1000억원) 대비 2조2000억원 적은 369조9000억원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세입경정(10조3000억원)를 고려하면 총 12조5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대차·르노코리아 등은 개소세 인하 조치 종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근 연말 판매 촉진을 위한 대규모 할인 행사에 나섰다.
기재부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조치 연장 여부를 연내 결정할 예정"이라며 "정책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