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 제작 공방 '원앤지니움' 박정언 대표와의 일문일답
서울 홍대와 을지로 골목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는 반지 제작 공방 원앤지니움(One&Ginium). 한국식 맞춤 반지라는 독창적 방식을 통해 주얼리 문화의 새로운 길을 열고 있는 박정언 대표를 만났다.

-주얼리 디자이너로서의 출발점이 궁금하다.
▶싱가포르 국제학교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며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그때 예술적 기반을 쌓았고, 이후 영국 Glasgow School of Art에서 주얼리와 실버스미싱 디자인을 공부하며 현대 주얼리 디자인 세계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2019년 졸업 당시에는 전통 브로치 형태에 플로럴 모티브와 아크릴을 결합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고, 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 주얼리 공모전에서도 수상했다. 그 경험은 전통 금속공예와 현대적 디자인 감각을 자연스럽게 결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
아울러 해외에서 공부하고 작업했지만, 진짜 창작의 가능성을 준 건 한국의 주얼리 문화였다. 한국에서는 연인·친구·가족이 하나의 반지에 특별한 의미를 담아 추억을 기록한다. 결혼 예물처럼 관계를 상징하는 문화도 오래 이어져 왔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주얼리는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감정과 관계, 시간을 담아내는 상징이라 생각한다. 이런 '감정을 기록하는 문화'는 해외에서는 쉽게 찾기 어렵다. 그래서 꿈꾸던 '경험 기반 현대 주얼리'를 실현하기에 한국은 최적의 환경이었다.
-원앤지니움은 어떻게 시작됐나.
▶처음에는 서울 잠원동의 작은 작업실에서 시작했다. 이후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며 2년간 기반을 다졌고, 이후 MZ세대와 해외 방문객이 많이 찾는 홍대와 을지로로 확장했다. 그 과정에서 브랜드를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형태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기존 반지 제작 공방과 차별화된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체험형 공방에서는 고객이 직접 디자인과 용접을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완성도에 한계가 있다. 원앤지니움은 주얼리 전문가로서 직접 디자인한 26가지 반지 디자인을 제공해 그 중 고객이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제작 과정에서는 다듬기·폴리싱 등 마무리 공정에 참여한다. 즉, 고객은 '직접 만든 경험'을 하면서도 전문 퀄리티가 보장된 반지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전 디자인에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사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큐빅이나 모이사나이트 대신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만 사용한다. 한국의 커플링·기념반지 문화처럼 상징성이 강한 반지에는 품질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경험과 품질의 공존'을 가장 잘 보여주는 소재로 선택하게 됐다.
-고객들의 반응은 어떤지.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 고객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을지로 본점과 홍대 2호점에는 다양한 국가의 고객이 방문해 '서울에서 직접 반지를 만드는 경험'을 K-컬처 콘텐츠로 인식하고 즐기고 있다. 많은 해외 고객이 "우리나라에도 이런 경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만큼 한국 주얼리 문화의 감성에 깊은 흥미를 보인다.
독자들의 PICK!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오랜 해외 생활을 통해 한국 주얼리 문화가 얼마나 독창적인지 체감했다. 한국식 맞춤반지 제작 문화가 K-컬처의 새로운 장르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2025년을 기점으로 국내 매장을 확장하는 동시에, 한국의 반지 제작 문화를 해외에 수출하는 프로젝트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뉴욕·런던 같은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 한국식 체험형 주얼리 시스템을 현지화하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난 수공예 반지가 세계 주요 도시에서 자연스럽게 소비되는 날을 꿈꾼다'는 마음으로, 원앤지니움을 한국 주얼리 문화를 세계로 전하는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