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배터리사들의 대규모 공급 계약 해지가 잇따르면서 배터리 소재업계 전반에도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은 LFP(리튬인산철) 등 중저가 제품군으로의 전환과 유럽 현지 생산 확대 등을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상반기 중 경북 포항 공장의 삼원계 양극재 생산라인 일부를 LFP 전용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오는 4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환이 완료되면 LFP 양극재를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공급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포항 양극재 라인은 연산 약 3만톤 규모로 설계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약 1만5000톤을 LFP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LFP 셀 기준 약 8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대응이 가능한 물량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이와 별도로 포항에 연산 최대 5만톤 규모의 LFP 전용 공장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며, 올해 착공해 내년 하반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지난해 1월 전북 익산 제2공장에 연산 1000톤 규모의 LFP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국내외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 중이다. 엘앤에프는 대구 지역에 LFP 양극재 공장을 착공해 올해 하반기부터 초기 연산 3만톤 규모의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 미국 미시간주에 LFP 양극재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업체들이 불확실성이 큰 전기차 대신 ESS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소재업체들도 LFP로 투자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며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ESS 수주가 늘어나는 가운데 중저가 제품 포트폴리오 확보는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에선 북미 대신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헝가리 데브레첸에 연산 5만4000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준공했으며, 2분기부터 하이니켈 삼원계 제품을 시작으로 미드니켈 및 LFP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내년까지 스페인에 3만톤 생산능력의 동박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유럽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 배터리기업들과의 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유럽에서 공장을 건설 중인 중국계 글로벌 톱10 배터리 업체와 약 2만톤 규모의 전지박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전해액 제조업체 엔켐도 지난해 중국 고객사 대상 매출이 전년 대비 150% 증가한 3만5000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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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기차 시장의 업황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으면 실적 반등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포스코퓨처엠은 제너럴모터스(GM)와 2022년 13조7696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제 공급액은 2조8111억원에 그쳤다. 엘앤에프도 테슬라와 맺은 3조8347억원 규모의 양극재 계약이 973만원 수준으로 사실상 해지됐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회복 여부가 실적 턴어라운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