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자동차 판매 목표를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보수적으로 잡았다. 계속되는 내수 경기 둔화, 거세지는 수입차 공세를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국내 판매 목표를 지난해 실적(71만2954대) 대비 1.8% 줄어든 70만대로 설정했다. 해외 판매 목표를 지난해 342만5226대에서 올해 345만8300대로 1% 높인 것과 대비된다.
올해 현대차보다 공격적인 판매 목표를 설정한 기아도 내수보단 수출 중심의 판매 확대를 예상했다. 작년(258만4238대) 대비 올해(277만5000대) 해외 판매를 7.4% 늘린다는 목표다. 올해 국내 판매 목표는 작년 54만5776대보다 3.5% 많은 56만5000대로 잡았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국내 판매 확대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은 우선 경기 둔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IMF(국제통화기금)·KDI(한국개발연구원)·한국산업은행이 모두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전망하는 등 1%대 저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달 BSI(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가 95.4로 집계돼 3년 10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3.3% 줄며 소비도 불안한 모습이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수입차 공세가 거세진 것도 현대차·기아가 국내 판매 목표를 낮춰 잡은 이유로 보인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총 31만4612대로 전년 대비 19.3% 증가했다. 수입차 연간 신규 등록이 30만대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국산 신규 등록은 137만3395대로 전년 대비 2.2% 증가에 그쳤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집계한 작년 수입차 국내 시장 점유율을 보면 BMW(25.09%)와 메르세데스-벤츠(22.27%)가 강세를 이어간 가운데 테슬라(19.49%)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한국 시장이 처음 진출한 중국 BYD가 점유율 1.99%를 기록, 테슬라와 함께 국내 전기차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BYD 외에도 지커, 샤오펑 등 다른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국내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