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캠리보다 비싸진다"...트럼프 관세 변덕에 차업계 '비상'

"쏘나타, 캠리보다 비싸진다"...트럼프 관세 변덕에 차업계 '비상'

강주헌 기자, 이정우 기자
2026.01.27 16:32
 27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27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입법 절차 지연을 이유로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자동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11월 무역합의를 통해 관세율을 15%로 낮춘지 2개월만에 통상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관세 부과로 각각 2조6000억원, 2조원 등 총 4조6000억원을 부담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4분기 손실분까지 합산하면 지난해 전체 관세 비용은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로 대미 자동차 수출액이 전년 대비 13.2% 감소한 301억5000만달러(약 43조7000억원)에 그쳤다.

이번 관세 인상이 또 현실화할 경우 감당해야 할 대미 수출 관세 부담액은 다시 수조원대로 치솟게 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율이 25%로 올라가면 현대차그룹의 관세 비용은 연간 약 8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연간 영업이익률도 6.3%까지 떨어지게 된다. 반면 관세가 15%로 내려가면 해당 비용은 5조3000억원으로 3조원 이상 줄어들게 된다.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 악화가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15% 관세율을 적용받는 일본·유럽산 차량과의 경쟁에서 크게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쏘나타는 기본 트림 기준 2만7450달러(약 3975만원)부터 팔리고 있는데 일본 동급 경쟁 모델인 토요타 캠리(2만9100달러)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에 25%, 일본에 15%의 관세율이 각각 적용되면 쏘나타가 캠리보다 오히려 848달러 더 비싸지면서 가격 우위를 잃게 된다.

미국 현지화가 완료될 때까지는 고관세 타격이 불가피한 셈이다. 미국 시장은 현대차(531,500원 ▼6,500 -1.21%)·기아(158,600원 ▼600 -0.38%)의 최대 수출처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83만6172대를 판매, 연간 점유율 11%대에 처음 진입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관세 사태에 대응해 현대차 앨라배마, 기아 조지아 공장에 더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까지 생산라인을 가동하면서 현지 생산 능력을 연내 120만대 이상으로 확대하는게 목표지만 여전히 미국 판매 물량의 상당 부분을 국내 생산을 통한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당혹스럽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내용 외에 구체적인 시행 시점이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의 빠른 대처를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해주는게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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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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