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사업시행계획 인가 이후 각종 분쟁이나 소송 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중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비상대책위원회의 반대, 시공자 관련 소송 등으로 수년간 사업이 지연되었다가 이후 분쟁이 정리되고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거쳐 다시 사업이 추진되는 사례가 흔하다.

이런 경우 자주 제기되는 질문이 있다. 이미 사업시행계획 인가 당시 감정평가를 통해 종전자산가격을 산정하였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사업을 재개하는 경우 종전자산 감정평가를 다시 하여야 하는지 여부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72조 제1항은 사업시행자가 분양공고를 하면서 "사업시행계획인가의 고시가 있은 날을 기준으로 한 가격"을 토지등소유자에게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구 도시정비법 제48조 제1항 4호 역시 동일하게 규정). 그렇다면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뒤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최초 평가를 그대로 사용해야 하는지, 아니면 새로운 기준일로 다시 감정평가를 해야 하는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구 도시정비법 제48조 제1항 제4호가 정한 '사업시행인가 고시일'이란 '최초 사업시행계획 인가 고시일'을 의미한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최초 사업시행계획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초 사업시행인가 고시일을 기준으로 평가한 종전자산가격을 기초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였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대법원은 종전자산가격 평가는 조합원 사이의 상대적 출자 비율을 정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법령이 평가시점을 획일적으로 정하여 분쟁을 방지하려는 취지라는 점, 사업시행계획 변경은 장래를 향하여 효력을 변경하는 것에 불과하여 이미 이루어진 종전자산가격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는 점, 그리고 종전자산가격 상승이 반드시 권리가액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이와 관련하여 종전자산가격 평가의 목적은 정해진 사업비에 대한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형평성 있게 배분하기 위한 기준을 정하는 데 있다는 점을 전제로, 반드시 최초 사업시행인가 고시일을 기준으로 평가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조합원 총회의 결의를 거쳐 사업시행변경인가 고시일 등을 기준으로 종전자산가격을 평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시하였다.
정리하자면, 종전자산평가 기준일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72조 제1항에 따라 '사업시행인가 고시일'이라고 할 것인데, 이는 판례에 따르면 '최초 사업시행계획 인가 고시일'을 의미한다. 다만 하급심 판례에서는 조합원 총회의 결의를 거쳐 최초 사업시행계획 인가 고시일이 아닌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 고시일을 기준으로 종전자산가격을 평가한 경우에도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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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사업시행인가 이후 수년간 사업이 지연되거나 사업계획이 변경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판례에 따르면 이러한 사정만으로 종전자산 감정평가를 반드시 다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원칙적으로는 최초 사업시행인가 고시일을 기준으로 한 종전자산가격 평가가 유지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실제 사업에서는 관련 법령과 판례의 취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 기준시점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분쟁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도시정비 분야의 법률전문가와 상의하여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법무법인 센트로 이에스더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