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생존 위한 협력, 공동행위까지 담합하면 경쟁력 저하"

해운업계 "생존 위한 협력, 공동행위까지 담합하면 경쟁력 저하"

임찬영 기자
2026.03.17 15:09
17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바다와 미래 연구 오찬포럼에서 해운업계 관계자들과 국회 '바다와 미래 연구포럼' 소속 의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임찬영 기자
17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바다와 미래 연구 오찬포럼에서 해운업계 관계자들과 국회 '바다와 미래 연구포럼' 소속 의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임찬영 기자

국제 해운시장에서 통상적으로 허용되는 공동행위까지 담합으로 규제할 경우 국내 선사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해운업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해운협회가 17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주최한 바다와 미래 연구 오찬포럼 자리에서다. 이날 행사에는 바다와 미래 연구포럼 소속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 박정석 한국해운협회장, 안중호 팬오션 대표, 금창원 장금상선 대표, 해양수산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앞서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약 15년 동안 국내외 23개 선사가 한국-동남아 항로에서 약 120차례 운임 인상에 합의하고 이를 신고하지 않은 행위를 담합으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총 96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해운업계는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심까지 간 끝에 승소하는 듯했지만 대법원에서 해운법상 공동행위라도 신고 요건 충족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 하면서 재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후 해운업계는 해운법에 따른 선사 공동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의 개정을 추진했다. 관련 개정안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했지만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박정석 회장은 "세계 정기선 시장은 유럽 선사를 중심으로 과점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지위가 낮은 한국 선사들의 공동운항과 공동행위까지 엄격하게 규제하는 것은 경쟁력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은 해운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보고 선사 통합과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내 시각에서 공동행위 여부만을 따지는 접근은 세계 해운시장 경쟁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와 미래 연구포럼을 발족한 조승환 의원도 "선사 간 공동행위는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돼온 구조"라며 "공정거래법 적용 문제는 입법 정책 차원에서도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해운법과 공정거래법 충돌 관련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강 변호사는 "공정거래법을 단순히 기계적으로 집행해서는 안 되는 산업이 분명히 존재하고 그 대표적인 시장이 바로 해운 정기선 시장"이라며 "대법원은 공동행위 전체를 위법하다고 본 것이 아니라 신고되지 않은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 적용 가능성을 다시 판단하라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기선 시장의 공동행위는 독점화를 위한 담합이 아니라 파괴적 경쟁을 막고 산업의 생존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협조 체계라고 봐야 한다"며 "해운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해 해운법상 공정거래법 적용 배제 규정을 명문화하는 입법적 해결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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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영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산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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