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ESS 3~4년치 물량 확보… 내년 美에서 탈중국 100%"

삼성SDI "ESS 3~4년치 물량 확보… 내년 美에서 탈중국 100%"

김도균 기자
2026.03.20 04:50

[배터리체크포커스]<1>ESS 골드러시 ⑥김현욱 삼성SDI ESS 영업그룹 상무 인터뷰

[편집자주] 배터리 산업은 한 때 '제2의 반도체'로 여겨졌다. 기업들은 수십조원을 투자해 전세계에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 부진과 중국의 굴기로 K배터리 밸류체인은 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배터리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가능성을 진단해본다.
지난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인터배터리 2026' 현장을 찾은 김현욱 삼성SDI ESS 영업그룹 상무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지현 기자
지난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인터배터리 2026' 현장을 찾은 김현욱 삼성SDI ESS 영업그룹 상무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지현 기자

"배터리 산업의 흐름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담당 임원으로서 개인적인 목표는 1~2년 안에 ESS를 회사에서 가장 매출이 큰 사업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김현욱 삼성SDI ESS 영업그룹 상무는 지난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인터배터리 2026' 현장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전기차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ESS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시장 상황을 반영한 포부다.

그는 "ESS가 전기차 수요 둔화를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다"며 "올 상반기 정도면 향후 3~4년 간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삼성SDI ESS 사업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자동차 수요 부진을 일정 부분 보완했다. 미국에서 지난해 말 2조원, 지난 16일 1조5000억원 규모의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연달아 체결하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맞물린 미국 수요가 주목된다. 최근 미국 출장을 다녀온 김 상무는 현지에서 ESS의 역할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를 체감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ESS가 태양광·풍력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장치였다면 이제는 하나의 발전원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발전소를 새로 짓거나 원전을 건설하려면 최소 7~8년이 걸린다"며 "태양광과 ESS는 1~2년이면 구축할 수 있어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삼성SD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하는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은 오는 13일까지 3일간 개최된다. 2026.3.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삼성SD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하는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은 오는 13일까지 3일간 개최된다. 2026.3.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여기에 미국 기업들이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공급망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관세 조치 등으로 인해 미국에는 중국산 배터리가 거의 들어오기 힘든 상황이다. K배터리가 북미 ESS 시장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 이유다. 삼성SDI는 현재 울산공장과 미국 SPE(스타플러스에너지) 일부 라인에서 ESS용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를 양산하고 있다.

삼성SDI의 경쟁력 중 하나로는 북미 유일의 '각형' 폼팩터 생산 기업이라는 점을 들었다. ESS와 관련해 고객사가 가장 신경쓰는 요소 중 하나가 '안전성'이고, 파우치형 대비 내구성이 뛰어난 각형이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미국에서 파우치형 배터리를 사용한 ESS에 화재가 연달아 발생한 이후 각형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올라간 상황"이라며 "각형이 삼성SDI의 가장 큰 차별화 요소"라고 힘을 줬다.

중국산 소재 의존도를 '제로(0)'로 만드는 것을 추진한다. 김 상무는 "내년 2분기부터는 우리 배터리에 중국산 소재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올해 말부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PFE(금지외국기관) 여건 충족으로 AMPC(생산세액공제)나 ITC(투자세액공제)를 수령하는 것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국내 ESS 입찰 시장에서도 협력사들과 함께 LFP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 역시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최근 발의된 IAA(산업가속화법안) 등 유럽에서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가 감지되고 있다. 김 상무는 "현재는 중국 업체들과 가격 경쟁이 쉽지 않지만 배터리 산업도 규제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2~3년 후에는 경쟁 환경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도균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도균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