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6400억 번다, 초유의 실적
매출 133조, 연간 500조 예고
디스플레이 흑자·가전은 손실

삼성전자가 60조원에 육박하는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인미답의 길에 들어섰다. 지난해 4분기 국내 기업 최초로 단일 분기 20조원대(20조737억원)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거둔 지 3개월 만에 이를 3배 가까이 끌어올리며 새 역사를 쓴 것이다. AI(인공지능)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라탄 삼성전자의 기록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의 잠정실적을 7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8.1%, 영업이익은 755% 급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과거와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의 역대급 실적이다. 특히 단일 분기 영업이익 50조원 돌파는 당연히 국내 기업 사상 첫 기록이다.
매출은 연간 300조원대를 넘어 500조원대 이상을 예고했다. 영업이익도 시장전망치(40조1923억원)를 약 17조원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43조6010억원)을 넘어섰다.
매일 약 6400억원을 벌어들인 초유의 실적을 견인한 핵심은 메모리반도체다. 57조원대 영업이익의 대부분이 메모리사업부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시스템LSI·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는 여전히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디스플레이와 하만 등에서 흑자를 냈고 모바일이 2조~3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가전·TV사업은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비롯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모두 상승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 일반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 대비 93~98% 상승했고 낸드 계약가격 역시 전분기 대비 85~90% 올랐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에 6세대 HBM4를 양산, 출하한데 이어 AMD의 HBM4 우선 공급업체로도 선정됐다.
통상 1분기는 PC와 스마트폰 등 IT(정보기술)기기 수요둔화로 메모리업계의 비수기로 꼽히지만 AI 산업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쇼티지(공급부족)'가 사상 최대실적을 이끌었다. 중동전쟁과 미국의 고율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에도 AI 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2분기 이후 전망도 밝다. 중동발 리스크의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다. 반도체 공정에 필수인 일부 소재의 공급차질 우려가 제기되지만 당분간은 여유가 있다. 국내 헬륨 공급업체들은 6개월 분량의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