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이 추진해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3년 차에 접어들며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비핵심 자산 매각과 중복 사업 정리를 통해 재무부담이 줄고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SK㈜의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6조7513억원, 영업이익은 3조673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760% 늘어난 수치다. 순차입금은 63조231억원에서 49조5543억원으로 21%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172.8%에서 135.7%로 낮아졌다.
SK㈜ 측은 반도체 사업 성장에 리밸런싱 효과가 더해진 실적이라고 자평했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수년 동안 리밸런싱과 OI(운영개선)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그룹 체질 개선을 이끌어왔다.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2023년 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나선 이후 리밸런싱은 더욱 강도높게 추진돼왔다.
실제 SK그룹이 최근 2년간 진행해온 자산 효율화 규모는 약 13조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SK㈜의 SK스페셜티 지분 85% 2조6308억원에 매각 △SK바이오팜 지분 14%를 1조2500억원 규모에 처분 △SK이노베이션의 보령LNG터미널 및 코원에너지서비스 사옥 부지 1조원대 매각 등이 이뤄졌다.
사업 구조조정도 단행됐다. 2024년에는 219개에 달했던 SK그룹 계열사 수가 이달 기준 151개까지 줄었을 정도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한 게 대표적이다. 합병이 이뤄진 2024년 당시 자산 105조원 이상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종합에너지회사를 출범시킨 사례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SK엔무브까지 차례로 합병하며 재무구조를 업그레이드 했다.
사업 중심축의 경우 AI(인공지능) 등 미래 성장 산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AI 투자법인 'AI 컴퍼니(가칭)' 설립에 나서기로 했고, 여기에는 SK㈜와 SK이노베이션 등이 출자키로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에센코어, SK에어플러스,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기업들을 편입했다. SKC의 미국 자회사 앱솔릭스는 차세대 반도체용 글라스기판 시제품의 공급을 시작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SK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제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AI 기반 혁신을 더해 그룹의 미래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는 평가다. SK 관계자는 "핵심 성장 영역에 그룹 내 자원을 재배분하는 리밸런싱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리밸런싱과 OI를 지속하면서 미래 성장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