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번질라, 진화 나선 YJ… 고강도 후속조치도 공언

불매운동 번질라, 진화 나선 YJ… 고강도 후속조치도 공언

유엄식 기자, 하수민 기자
2026.05.20 04:00

[스타벅스 '탱크데이' 후폭풍]
그룹 핵심축인 B2C 사업
여론 악화는 초대형 악재
그룹 내부도 자성 목소리
역사의식 교육 신속 추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계열사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 발생 하루 만인 18일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이번 사태가 대표 해임 등 인사조치만으로 수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비인간적 막장 행태"라고 직격하고 회사 측에 공식사과를 촉구한 것도 정 회장의 신속한 결단을 끌어낸 배경으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비롯한 온·오프라인 유통사와 스타벅스 등 식음료 계열사까지 그룹의 핵심축이 소비자 여론과 직결된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사업을 한다. 이번처럼 회사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고 자칫 '불매운동'으로 번질 수 있는 사안은 경영 전반에 대형악재로 작용한다.

정 회장은 2024년 회장 승진 이전까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는 '인플루언서' 경영자였다. 그가 특정 제품이 맛있다고 홍보하거나 각종 현안에 대해 언급하면 수백만 명의 팔로워가 공유하면서 사회적 파장도 컸다.

지난 18일 스타벅스가 진행한 '탱크데이' 프로모션 사진. /사진=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 18일 스타벅스가 진행한 '탱크데이' 프로모션 사진. /사진=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었다. 대박 난 마케팅도 있었지만 특정 발언들은 그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만들었다. 2022년 논란이 된 '멸공'(滅共·공산주의를 멸한다는 뜻) 발언이 대표적이다. 이를 기점으로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주가가 떨어지자 이마트 노조에서 "오너 리스크를 걱정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정 회장은 결국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이라고 사과했다. 이같은 리스크를 경험한 정 회장은 그룹을 대표하는 회장직에 오른 뒤엔 SNS 활동을 전면중단했고 골프 등 취미활동도 자제하면서 경영에 매진해왔다.

이번 사태수습 국면에서 정 회장은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매년 1000억원대 수익을 거둔 핵심계열사 스타벅스를 4년여간 안정적으로 이끈 손정현 대표를 사건 당일 경질했다. 뿐만 아니라 행사를 기획한 담당임원을 해임하고 관련 임직원 모두 징계하라고 주문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 이번 사고를 보고받고 격노했고 관련자들에게 그룹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징계를 주문했다"며 "사건 당일 대표이사 해임 결정은 전례가 없는 조치로 정 회장이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이날 오전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낸 것도 그룹 내부의 위기감을 방증한다. 내부 인사조치로 끝내지 않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임을 인정하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사태수습의 전면에 나선 것이다. 사건 발생 경위에 대한 진상조사는 물론 본인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의 역사의식과 감수성을 재정립하기 위해 별도로 교육받겠다며 강도 높은 후속조치를 공언했다.

정 회장이 '신세계그룹 회장' 명의로 대국민 사과문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SNS 게시글로 올린 사과글과는 형식과 내용 모두 무게감이 훨씬 크다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통령이 회사 측에 직접 사과를 촉구했고 급속히 악화한 여론을 고려해 정 회장이 그룹을 대표해 신속하게 사태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수완 이마트 그룹 총괄부사장이 19일 '스타벅스 코리아 이벤트의 오월정신 훼손'관련 사과를 위해 광주 5·18기념재단을 찾았다가 면담을 거부 당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광주=뉴스1
김수완 이마트 그룹 총괄부사장이 19일 '스타벅스 코리아 이벤트의 오월정신 훼손'관련 사과를 위해 광주 5·18기념재단을 찾았다가 면담을 거부 당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광주=뉴스1

이번 사태와 관련, 그룹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룹 계열사 직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선 "이건 진짜 선 넘었다" "(담당직원이) 젊으면 역사를 모르나. 부끄러운 줄 알라"는 질책성 글들이 올라왔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이 약속한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할 방침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대국민 사과문에서 밝힌 진상조사, 마케팅 콘텐츠 검수, 임직원 역사의식 교육 등을 신속히 이행해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신세계그룹에서 홍보·대관분야를 총괄하는 김수완 부사장은 광주 5·18기념문화센터를 방문해 오월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사과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월단체 측은 아직 국민적 공분이 큰 상황에서 회사 측의 입장을 듣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 면담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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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하수민 기자

안녕하세요 하수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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