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과는 서로의 신뢰와 의존성을 바탕으로 한 우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와 자주만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파트너십을 굳건히 유지하고 아주 오랫동안 함께 나아갈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언론에 알려진 두 사람의 첫 만남은 2024년 4월이다. 당시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았던 최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황 CEO와의 만남을 인증했다. 당시 황 CEO는 최 회장에게 "토니(최 회장의 영어 이름), 우리의 파트너십, AI(인공지능)와 인류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가자"는 사인을 전달했다.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간 HBM(고대역폭메모리) 동맹 강화 기대감을 키울 수 있었던 이벤트였다.
최 회장은 황 CEO와 만난 후 2024년 7월 진행된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2~3년 내 엔비디아가 부서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에는 거의 적수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엔비디아의 승승장구가 5년 이상 갈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후 두 사람의 만남은 잦아지기 시작했다. 2025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CES를 계기로 황 CEO와 회동한 최 회장은 "그동안은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 개발 속도보다 뒤처져 있었다. 즉 엔비디아 요구가 '더 빨리 개발해달라'였는데 최근에는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를 조금 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피지컬 AI와 관련해서도 황 CEO와 의견을 교환했다"며 "한국은 제조업이 강하고 노하우가 많다"고 힘을 줬다.
![[경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31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으로 부터 SK하이닉스의 HBM4 반도체 웨이퍼를 선물로 받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31. photo@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6/2026060510571651603_2.jpg)
황 CEO는 같은 해 10월 한국 경주에서 개최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를 계기로 방한을 하면서 최 회장을 찾았다. 두 사람은 APEC CEO 서밋 마지막 날인 10월31일 회동했다. 황 CEO는 개인용 AI 슈퍼컴 DGX 모델과 일본 싱글몰트 위스키 하쿠슈 25년산(시가 705만원 상당)을 최 회장에게 건넸다. 최 회장 측은 황 CEO에게 답례로 실제 HBM(고대역폭메모리) 웨이퍼와 HBM 칩이 들어간 기념패를 전달했다.
4개월 뒤인 지난 2월에는 두 사람이 미국 캘리포니아의 치킨 집에서 '치맥'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황 CEO의 방한 당시 '깐부치킨 회동'에 최 회장이 참석하지 못했는데, 별도의 '치맥'을 한 것으로 해석됐다.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에서도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 지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계기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불과 한 달 뒤 최 회장과 황 CEO는 또 만났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회의 'GTC 2026'에서였다. 황 CEO가 SK하이닉스 전시부스를 찾아 양사의 대표 협력 전시 제품인 베라 루빈에 "JENSEN ♡ SK HYNIX"라는 사인을 남기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6세대 제품인 HBM4를 포함해 다양한 AI 반도체 협력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깐부 모드'는 이달 들어서도 현재진행형이다. 두 사람은 지난 2일 대만에서 열린 IT(정보기술) 전시회 '컴퓨텍스 2026'에서 만나 악수를 나눴다. 그리고 5일 오후 황 CEO가 7개월만에 방한하면서 또 다시 회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최 회장은 황 CEO가 이날 저녁 서울 모처에서 진행할 '삼겹살 회동'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독자들의 PICK!
두 사람의 '우정'은 SK그룹과 엔비디아 간 '파트너십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에 필수적인 HBM을 만드는 핵심 기업이 SK하이닉스이기에 전략적 밀착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컴퓨텍스 2026' 에서 황 CEO는 SK하이닉스 측이 준비한 HBM4E(7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실물 웨이퍼에 'Please Make More(더 만들어 달라)'는 문구와 함께 직접 사인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