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중소기업] 딥테크 스타트업의 이면.. '몸빵 연구기'

[숫자로 본 중소기업] 딥테크 스타트업의 이면.. '몸빵 연구기'

배병욱 기자
2026.06.0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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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전자멀미약 개발 위해 스스로 '생체 실험' 택한 큐쓰리모션랩 3인방

큐쓰리모션랩 연구원이 미세전기자극(TES)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사진제공=큐쓰리모션랩
큐쓰리모션랩 연구원이 미세전기자극(TES)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사진제공=큐쓰리모션랩

공간컴퓨팅 시대가 다가온다. 가상현실(VR)과 확장현실(XR) 시대. 하지만 이를 가로막는 장벽 또한 존재한다. VR 기기를 착용했을 때 찾아오는 '사이버 멀미'다. 눈은 롤러코스터를 타며 격렬히 움직이는데 몸은 방구석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을 때 생기는 감각의 불일치 때문이다. 뇌가 혼란을 일으켜 멀미가 온다.

이를 해결하고자 몸을 던진 3인방이 있다. ㈜큐쓰리모션랩의 연구원 3명이다. 이 회사는 사이버 멀미 차단용 '전자멀미약'(웨어러블 디바이스)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원리는 이렇다. 목 부위에 미세전기자극(TES)을 보내 뇌가 '시각'과 '다른 감각' 사이의 차이를 못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는 TES의 최적값이다. 전기 자극이 강하면 불쾌하고 약하면 효과가 없다. 사이버 멀미는 완전 억제하면서 불편감은 최소화하는, 그 적확한 지점을 찾아야 한다.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직접 맞아보는 것.

'5,000'

5000회 '몸빵 연구기'의 시작이었다. 주인공은 박한규 대표를 포함한 핵심 연구원 3명. 이들은 극한의 VR 멀미 환경에 스스로의 몸을 노출하며 전기 자극을 받았다. 1인당 평균 1600회 이상. 첨단 디지털 기술을 개발하는 딥테크 스타트업의 연구원들이 몸으로 때우는 아날로그식 '생체 실험'을 택한 것이다. 기계나 동물 실험으로는 '토할 것 같다' '전기 자극이 불편하다' 등의 피드백을 받을 수 없어서다.

매일 아침이면 시야가 흔들리는 VR 기기를 뒤집어썼다. 전기 자극 테스트를 반복했다. 만성 어지럼증과 소화불량이 따라붙었다. 그렇게 보낸 시간만 2년. 수천 번의 미세 조정을 거치던 어느 날, 평소라면 5분도 버티기 힘든 극한의 가상 주행 환경을 편안하게 견뎌내는 순간이 찾아왔다.

시행착오도 겪었다. △개인별 피부 저항값 △전기 자극 민감도 △멀미 체감 정도 등이 사람마다 다른, 이른바 생물학적 가변성을 간과했던 것이다. 박 대표는 "5000회 이상의 데이터를 쌓았다"며 "어떤 피부 타입이든지 불쾌감을 최소화하면서 멀미만 억제하는 정교한 알고리즘을 완성해 냈다"고 말했다.

현재 상용화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상태다. VR·XR 기기용 웨어러블 액세서리로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안전 인증(KC, CE)도 추진 중이다.

회사는 최근 '시즌 2'를 맞았다. 멀미 저감 기술이 '차멀미'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서다. 모빌리티 전장 전문기업 마바산업과 손잡고 실제 도로 위에서 실차 연동 실증(PoC)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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