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업노조, 잠정합의 결정 배경 설명..성과급 격차에 노조 이탈 이어져, 과반 노조 지위상실

삼성전자(322,000원 ▲26,500 +8.97%) 노사가 총파업 돌입 90분 전 극적으로 임금협상 잠정합의에 이른 배경에는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조합은 총파업 강행 시 영업이익 배분 구조가 제외된 중재안이 강제로 확정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잠정합의를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이하 노조)는 최근 조합원들에게 공개한 글을 통해 지난달 20일 총파업 직전 잠정합의가 이뤄진 배경을 설명했다. 노조는 지난달 20일 오전 중앙노동위원회의 2차 사후조정이 불성립된 뒤 총파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용노동부에서 긴급조정 및 직권중재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함께 전해왔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20일 정부 세종청사 중노위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총파업 준비에 나섰다. 이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나서면서 노사는 협상을 재개했고 총파업을 90분 앞둔 시점에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DS(반도체)부문 내 적자사업부에 대한 성과급 지급 부분이 막판 쟁점사항이었다.
노조는 "적자사업부 보상 부문을 마지막으로 논의하기 위해 노동부 경기청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노동부 장관을 만났다"며 "장관은 '파업에 돌입할 경우 30분 내 긴급조정 및 직권 중재가 이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영업이익 자체에 대한 배분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장관이 사퇴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도 전달했다는게 노조의 설명이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법 76조에 따라 노조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때 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조정 절차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30일간 파업이 금지되고, 중노위가 직권 조정과 강제 중재에 나선다.
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하지 않고 잠정합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총파업에 들어갔다면 긴급조정이 발동되고 노동부 측은 대통령의 발언대로 영업이익 배분 구조가 없는 안건으로 중재안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고 소개한 뒤 "이는 기존에 제시된 안건보다 훨씬 후퇴된 내용이 강제로 확정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당시 교섭위원들은 잠정합의가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협상 과정에서 노동부 측이 '노란봉투법의 수혜를 삼성전자 노조가 받을 수 없고, 이는 약자를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전달했다고도 했다.
노조는 "이후 약 6시간의 추가 중재를 거쳐 (적자사업부) 패널티 조항을 1년 유예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며 "노측 교섭위원들은 당시 상황에서 끌어낼 수 있는 최선이고, 정부에서 개입이 된 수는 더 할 수 있는게 없다고 판단했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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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는 DS 부문에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내용의 '2026년 임금 협상'에 합의했다. DS부문에서 340조원의 영업이익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때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은 1인당 평균 6억3000만원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DS 부문 내에서도 적자를 기록하는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 직원들은 1억8000만원 안팎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DX 부문 직원들에게는 상생 명목으로 600만원이 지급된다. 수억원에 달하는 성과급 격차가 발생하면서 비반도체·비메모리 조합원을 중심으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협상 결과에 대한 반발은 노조 탈퇴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말 파업 결의대회 당시 7만6000명을 넘었던 조합원 수는 현재 5만7650명까지 감소했다. 전체 임직원의 절반 수준인 6만4440명을 밑돌면서 과반 노조 지위도 상실했다. 대신 2·3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의 조합원 수는 증가하고 있다.
내부 불만이 커지자 노조는 오는 17일 재신임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노조는 "재신임 결과에 따라 조합의 운영 방향을 개선 보완하겠다"며 "파운드리·시스템LSI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수석부위원장을 공고하고, 내년 교섭에서 사업부간 의견을 나눌 수 있게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