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참교육'의 교권보호국, 현실에서 실현 어려운 이유는?

드라마 '참교육'의 교권보호국, 현실에서 실현 어려운 이유는?

이동오 기자
2026.06.30 17:15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나은정 법무법인(유한) 대륜 변호사 법률칼럼

최근 교권 침해와 학교폭력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면서 보다 강력한 대응 체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은 기존 제도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통쾌하게 응징하며 대중의 공감을 얻고 있다. 작품 속 '교권보호국'은 막강한 권한을 바탕으로 학교폭력 가해학생과 악성 민원 학부모를 즉시 제재한다. 현실에서는 보기 어려운 해결 방식인 만큼 강한 카타르시스를 주지만, 현실의 법은 드라마와 전혀 다른 원리로 작동한다.

나은정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유한) 대륜
나은정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유한) 대륜

작품 속 '우진 엄마' 에피소드는 오늘날 교권 침해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교사의 개인 연락처로 반복적으로 연락하고, 정당한 생활지도를 문제 삼아 민원을 제기하거나 교사를 정서적 아동학대로 고소하는 모습은 실제 교육 현장에서도 낯설지 않은 실태다. 그러나 작품 속 조직이 현장에서 곧바로 책임을 확정하고 제재하는 것과 달리, 현실에서는 누구에게도 그러한 권한이 허용되지 않는다.

드라마와 현실이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은 바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현실의 학교폭력 사건은 선악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단체 채팅방이나 SNS를 통한 괴롭힘은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만큼 카카오톡 대화, 게시글, 녹취록, 상담기록, 진단서, 주변인 진술 등 여러 자료를 종합해 사실관계를 판단하게 된다. 실제 실무에서도 학교폭력 조치에 불복해 행정소송으로 이어지거나 민·형사 분쟁으로 확대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이유 역시 이처럼 사건의 사실관계를 둘러싼 다툼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실제 현실의 학교폭력 사건은 법률이 정한 복잡한 절차에 따라 진행될 수밖에 없다. 학교 전담기구 또는 전담조사관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전담기구에서 학교장자체해결 여부를 심의하게 된다. 이후 사안의 성격상 학교장자체해결 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피해학생 측에서 학교장자체해결을 동의하지 않을 경우,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학교폭력 해당 여부와 피해학생·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심의·의결하며, 교육장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결정을 바탕으로 조치를 내린다. 그 조치에 불복하는 경우에는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나 형사절차가 병행되기도 한다. 절차가 길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가해자와 피해자, 교사 모두에게 충분한 의견 진술 기회를 보장하고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장치다. 법이 신속성보다 절차적 정당성을 우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기본 바탕에는 헌법이 적법절차를 국가 권력 행사의 기본 원칙으로 요구한다는 점이 자리한다. 헌법 제12조는 적법절차 원칙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37조 제2항 역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려면 법률에 근거해야 하고 그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역시 헌법상 기본권의 주체인 만큼 특정 기관이 사실관계 확인과 방어권 보장 없이 즉시 제재를 가하는 구조는 헌법상 기본권 보장 원칙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문제는 교권보호국이라는 조직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어떤 권한을 어떤 절차로 행사하도록 설계하느냐다.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 역시 이미 마련돼 있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교권보호위원회가 운영되고 있고, 피해교원에 대해서는 심리상담 및 조언, 치료 및 치료를 위한 요양, 그 밖에 치유와 교권 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또한 관할청은 교육활동 침해행위가 관계 법률의 형사처벌규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행위자를 관할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다. 그럼에도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이 큰 호응을 얻는 이유는 제도가 존재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체감하는 보호의 속도와 실효성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참교육'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교권보호국을 만들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현실의 과제는 드라마처럼 예외적 권한을 부여한 조직을 신설하기보다는 기존 절차를 신속하면서도 공정하고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개선하는 데 있다.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 사건에서 교사와 학생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막강한 권한 자체가 아니라, 충실한 사실관계 확인과 객관적인 증거에 기초한 판단,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공정하고 실효성 있는 절차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