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빅3 이어 난야·CXMT도 뛰어들어…"생산능력 확보가 가장 큰 경쟁력"
![[서울=뉴시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2026.07.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김명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7/2026071613091973762_3.jpg)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은 물론 '지을 수 있는 모든 곳'에 반도체 생산 팹(공장) 건설 의지를 밝힌 배경에는 급증하는 메모리 반도체(메모리) 수요가 있다. 수요는 폭발적인 반면 공급은 제한되면서 고객사들이 오히려 메모리를 얻기 위해 로비를 벌이는 판이지만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반도체 가격은 치솟고 IT(정보기술) 업계 전체가 자칫 시장 위축의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생산능력 확대 총력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제조사가 현장에서 체감하는 공급난은 상상 이상이다. 지난 15일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최대 100% 증가"를 말한 최 회장은 앞서 ADR(미국 주식예탁증서) 상장을 기념한 외신 인터뷰에서도 "고객사들은 (향후 5년 내에) 현재보다 5~6배 많은 공급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대형 데이터센터 운영기업)의 AI 관련 자본 지출 규모는 내년 1조 달러(약 1481조5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SK하이닉스(1,842,000원 ▼240,000 -11.53%)는 미국 신규 팹 건설을 위한 부지 물색 작업에 한창이다. 미국은 엔비디아와 구글, AMD, AWS(아마존웹서비스) 등 글로벌 빅테크가 밀집한 말 그대로 AI 산업의 중심이다. 현재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생산 거점은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 등 국내에 집중돼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건설 중인 시설도 첨단 패키징 공장인 만큼 미국 내 메모리 생산시설은 아직 없다.
삼성전자(255,000원 ▼24,500 -8.77%)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와 오스틴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팹을 운영·건설 중이다. 이곳에서는 테슬라와 애플 등에 공급할 시스템반도체를 위탁 생산할 예정이다. 마이크론도 미국 뉴욕과 아이다호, 버지니아를 중심으로 생산시설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투자가 본격화된 지역에서는 속도전에 집중한다.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에 조성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 완공 시점을 기존 계획보다 2년 앞당긴 2029년 10월로 잡았다. 용인 클러스터는 당초 시스템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구상됐지만 메모리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생산라인을 메모리 생산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평택 P4(4공장)도 기존 계획보다 6개월가량 앞당겨 연내 완전 가동할 예정이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공사가 중단됐던 P5는 지난 4월 착공을 재개했다. P5는 2028년과 2029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페이즈(Ph) 1과 2를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총 800조원을 투자해 서남권에 반도체 팹 4기도 건설할 예정이다.
마이크론도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뉴욕 팹의 첫 콘크리트 타설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한 분기 이상 앞당겼다. 아이다호와 버지니아에서는 기존 생산시설을 확장하는 동시에 신규 팹 건설도 병행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미국 내 D램 생산 비중을 4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본과 싱가포르, 대만에서도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비롯한 고부가 메모리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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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거세다. 대만 최대 메모리 제조사 난야테크놀로지는 내년 설비투자 규모를 2000억 대만달러(약 9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보다 약 4배 늘어난 규모로 신규 D램 생산공장을 비롯한 생산능력 확충에 투입될 예정이다.
중국 최대 메모리 제조사인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는 오는 27일 상하이증권거래소 상장을 통해 666억위안(약 14조6000억원)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달한 자금은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 LPDDR5X(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5X), HBM3 등 메모리 개발과 생산능력 확대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300㎜ 웨이퍼 기준 월 32만장 수준인 생산능력은 2027년 42만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서 생산능력 확보가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됐다"며 "국내외 업체들이 잇따라 증설에 나서는 것도 부족한 공급에 대응하기 위한 공통된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