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법무법인(유한) 대륜 변호사 법률칼럼
최근 국토교통부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함에 따라, 건설 현장의 불법하도급 규제가 한층 강화됐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불법하도급에 대한 영업정지 및 과징금 부과기준의 상향 △국토교통부 장관 및 지방국토관리청장의 직접 처분 권한 강화 △신고포상금 제도의 정비를 통한 제재 실효성 제고에 있다. 구체적으로 영업정지 기준은 기존 4~8개월에서 8개월~1년으로, 과징금 부과율은 하도급대금의 4~30%에서 24~30%로 각각 크게 높아졌다(제80조 제1항 별표 6). 이에 따라 불법하도급 적발 시 종전보다 현저히 무거운 행정처분이 부과될 가능성이 커졌으며, 건설사업자들의 사전적 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증대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처분 집행 구조의 재편에 따른 단속 시스템의 속도다. 종전에는 국토부가 불법하도급을 적발하더라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처분을 요청해야 해 행정 집행에 지연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국토부 장관과 지방국토관리청장이 권한 위임에 따라 직접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게 되면서, 적발에서 처분까지의 절차가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구조로 바뀌었다.
강력한 제재가 지체 없이 집행됨에 따라 단 한 차례의 위반만으로도 기업 경영에 중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행정청이 영업정지 감경 사유를 오인하거나 전혀 고려하지 않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는 위법한 처분(대법원 2014두45956 판결 등)에 대비하기 위해, 건설사는 조사 초기 단계부터 계약 체결 경위와 공사 수행 내역 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평소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더불어 내부 제보를 유도하는 장치도 파격적으로 강화됐다. 건설산업기본법 제86조의2에 근거한 부정행위 신고포상금 제도는 이번 개정을 통해 포상금 상한이 전면 폐지되고, 부과된 과징금의 최대 30% 범위에서 포상금이 산정되도록 변경됐다. 예컨대 과징금이 10억원 부과될 경우 신고자는 최대 3억원의 포상금을 수령할 수 있다. 포상금 지급 요건이 완화되고 기대 수익이 커짐에 따라, 내부 제보를 통한 기습적인 조사 개시 가능성도 종전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내부의 잠재적 제보 리스크가 실질적으로 증가한 만큼, 건설사업자는 자체 점검 체계를 사전에 마련하고 조사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소명할 수 있는 증빙 자료를 상시 확보해둬야 한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기조 속에서도 불법하도급 여부를 판단하는 행정청과 사법부의 '실질 우선 원칙'은 일관되게 적용된다. 대법원은 계약서의 명칭이나 형식에 관계없이 실제 공사 수행자, 지휘·감독권의 소재, 노무비·자재비 부담 주체, 공사 목적물, 계약 분할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법 여부를 판단한다(대법원 2018도382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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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일괄 하도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시점에 이미 위반죄가 기수에 이른다고 본다(대법원 2021도15681 판결). 행정처분 기준이 강화된 현 상황에서는 서류상 계약 구조를 교묘하게 꾸미기보다 실제 시공 구조와 계약 내용이 일치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므로, 서류와 현장 운영이 실질적으로 부합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매서워진 규제 환경 속에서 기업이 자발적으로 위법 상태를 시정할 수 있는 제도적 출구도 신설됐다. 불법하도급 사실을 자진신고하고 시정계획을 제출한 경우 행정처분을 감경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내부 점검 과정에서 위법 가능성이 확인됐다면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을 신속히 검토한 후 자진신고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유효한 대응 방안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시행령 개정은 서류상 계약서 작성에 그치지 않고 작업일보, 인력 출입 기록, 기성금 집행 내역 등 현장 운영 자료를 실제 공사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도록 관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도급 계약 체결 전 제한 규정 준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선제적인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만이 사법 리스크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