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장 이후 최악 성적표
매출 성장에도, 정보유출 따른 자체 보상·과징금 발목
2분기 영업손실 8350억원… 2개 분기 연속 실적 악화
물류센터 화재 수습, 3Q도 비상… 추가 과징금도 악재

쿠팡이 올해 2분기에만 85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영업적자를 내면서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과거엔 로켓배송 물류망 확충과 고객확보를 위한 '계획된 적자'였던 것과 달리 이번 손실은 정부가 부과한 과징금과 세금, 물류센터 화재 등 예기치 못한 돌발악재에 따른 것으로 성격이 다르다. 매출성장세는 유지했지만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면서 앞으로 대규모 신규 투자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쿠팡Inc가 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영업손실은 8350억원(약 5억56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8560억원(약 5억7000만달러)으로 집계됐다. 올해 2분기 쿠팡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2021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분기기준 최대규모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쿠팡Inc의 상반기 누적 손실액은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쿠팡Inc의 영업손실액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조1895억원, 1조245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2024년~2025년 2년치 합산 영업이익(1조2813억원)에 육박한다. 상반기 당기순손실 규모는 지난 2년간 당기순이익 3970억원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창업 후 10년간 적자를 기록하다 2023년부터 연간 흑자로 돌아선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사건으로 그간 번 돈을 모두 반납했다는 의미다.
쿠팡Inc의 상반기 적자가 1조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종전 최대 손실은 2021년 상반기 8750억원이었는데 이보다 3000억원가량 늘어났다. 상장 이전 쿠팡의 최대 영업손실은 연간 기준 2018년에 기록한 1조970억원이었는데 이와 비교해도 손실규모가 더 커졌다.
쿠팡의 2분기 실적은 5000억~6000억원의 손실을 예측한 시장전망보다 악화한 '어닝쇼크'(실적부진) 수준이다. 지난 6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정보유출 사건의 제재로 부과한 6247억원의 과징금을 제외해도 2192억원의 추가 손실을 낸 것이다. 이 가운데 상당액도 지난해말 쿠팡을 떠난 '탈팡족'을 다시 끌어오기 위한 프로모션 비용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보유출 사태로 인해 올해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한 셈이다. 그동안 분기 영업이익률이 1~2%대던 쿠팡으로선 매출규모가 늘어나도 단기간에 복구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하반기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세청의 추징세액과 최근 화재손실을 감안하면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세청이 쿠팡 주식회사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간의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신고내용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추가 납부세액으로 가산세와 이자를 포함해 2억800만달러(약 3000억원)를 요구하는 세무조사 통지서를 발송했다. 또 지난달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 화재 관련 비용도 3분기 실적에 반영할 계획이다. 쿠팡은 화재발생 전 해당 시설에 보유한 재고와 고정자산 가치 등을 고려할 때 관련 손실규모가 2억4600만달러(약 3500억원)라고 추산했다.
추가 과징금도 예고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요구혐의에 대해 600억원 규모의 상생방안을 내놓은 동의의결 요청을 기각하고 과징금 부과 등을 결정할 심의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최혜대우 요구에 대해 과징금 250억~420억원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와우멤버십'에 쿠팡이츠를 연계해 가입자에게 배달앱 서비스 이용을 강제한 '끼워팔기' 혐의에 대해서도 공정위가 하반기 과징금 부과절차에 착수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일각에선 관련 매출규모를 고려하면 최대 2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