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바라카 원전부터 웨스팅하우스 역수출까지… 외산 독점 깬 中企의 힘

'256억 원'
한 중소기업의 단일 수주 금액이다. 특히나 원자력발전소 안전 설비다. 오랫동안 글로벌 대기업과 외산 장비가 철옹성처럼 지켜온 영역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중소기업이 대형 사업을 단독 수주했다. 단일 계약으로만 256억 원 규모. 원전 계측제어(I&C) 전문기업 리얼게인(대표 박대영)이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선감시설비'(RMS)를 단독 공급하게 된 것이다.
RMS는 원전 내 방사선 누출을 실시간 측정, 분석하는 핵심 설비다. 원전 사업은 진입 장벽이 높다. 안전성과 신뢰성이 생명이다. 이처럼 까다로운 시장에서 리얼게인은 20여 년간 한 우물만 팠다.
1999년 창업했다. 설립 초기부터 수입에 의존하던 원전 제어계측 설비를 국산화하는 데 매달렸다. 그 결과 2001년 제어기 및 신호처리기 고속설계시스템을 국내 최초(세계 3번째)로 자체 개발했다. 기술 독립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이후 부품 하나부터 전체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에 걸친 기술 자립을 이뤄 냈다.
국산화로만 그치지 않았다.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4호기에 RMS와 내방사선 카메라 설비를 전량 공급했다. 특히 '내방사선 카메라 시스템'(RTCS)에는 세계 최초로 CMOS 이미지 센서를 적용, 내방사선 컬러 카메라 기술을 탑재했다. 극한의 고방사선 환경에서도 원전 내부를 훤히 들여다보는 '초정밀 눈'을 만들어 낸 것이다. 현재 국내 원전에 설치된 내방사선 카메라의 90% 이상을 이 회사가 점유하고 있을 정도다.
아울러 원천 기술 글로벌 기업에 자체 개발 부품을 역수출하기도 했다. 원전 계측제어 설비 대부분을 국내 시장에 독점 공급하던 미국 웨스팅하우스(WEC)에 핵심 부품 '코일전류 감시 센서'(ACTM)를 역으로 공급한 것이다.
이 같은 기술적 신뢰는 256억 원 규모의 단일 수주로 이어졌다. 회사는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K-원전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목표는 체코 원전이다. '팀코리아'의 일원으로 참여해 방사선감시 및 계측제어 설비를 공급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루마니아 원자력안전위원회(CNCAN) 유자격공급자로도 등록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을 넓혀가는 중이다.
차세대 에너지 시장에서의 전망도 밝다.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 국내 제어봉제어시스템 국산화 기업으로 선정돼서다. SMR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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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영 리얼게인 대표는 "256억 원 규모의 단일 수주와 UAE 원전 4개 호기 수출 성과는 우리 국산 기술이 세계 원전의 안전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세계 원전 안전 강화를 선도하는 100년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