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2010 부산국제섬유패션전시회(BITAS) 산업용 섬유 전시회 가보니
방탄복, 해양용 로프에서 요트, 자동차, 무인헬기까지…. 소재를 떠올리면 강한 '금속'부터 떠오르지만 이들 제품을 만든 비밀병기는 다름 아닌 '섬유'다. 섬유하면 '옷'이 연상되지만 진화하는 섬유의 무한변신이 눈부시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국제섬유패션전시회(BITAS 2010)의 산업용 섬유 전시회에 들어서는 순간, 섬유에 대한 선입견이 여지없이 무너졌다.
탄소섬유로 제작한 무인헬기·자동차 보닛, 해양용 로프, 친환경 현무암 섬유, 난연섬유, 친환경 생분해성 어망, 방탄 복합소재 등 기존 섬유에 대한 통념을 깨는 산업용 섬유가 대거 전시됐다.
◇섬유, '경계'를 넘어..산업용 섬유의 진화


전시관 초입에 마련된 원신스카이테크의 부스엔 무인 헬기가 놓여있다. 외형상 섬유와 무관해 보이지만 이 무인헬기는 엔진 등을 제외한 70%가 탄소섬유로 만들어졌다. 알루미늄보다 무게가 1/3에 불과하지만 철보다 강해 최대 30kg을 견인할 수 있어 농약살포가 고공 촬영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르모프는 슈퍼섬유로 만든 방탄, 방검복, 하이브리드 보호복 등을 선보였다. 올해 한국나이로 29살의 나이에 몽골, 러시아 등 세계를 누비며 사업을 키우고 있는 이 회사의 한주엽 대표는 총기 소지 허가국인 몽골에서 직접 자신의 다리에 총을 쏘며 방탄복을 테스트하는 동영상을 보여주며 제품의 우수성을 소개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한 대표는 "2만발 이상의 방탄 테스트를 거쳐 방탄복을 개발했다"며 "(안보, 예산 등의 문제로) 한국에서는 수입이 한 푼도 없지만 외국에서는 반응이 꽤 좋다"고 말했다.

동양제강과 DSR은 석유시추선 등을 고정하는데 사용하는 초고강도 해양용 로프로 주목받았다. DSR은 국내 조선소 계류용 로프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광동FRP는 다기능 다용도의 복합재료인 FRP(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를 소재로 요트 생산에 성공했다.
㈜와이제이씨는 현무암 섬유를 선보였다. 현무암 섬유는 유리섬유에 비해 가격이 두 배 비싸지만 유리섬유보다 내열성, 인장강도가 뛰어나고 현무암을 섬유화한 환경친화적인 특성 때문에 국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주도한 부울경산업용섬유산언협회의 박정우 간사는 "지난해는 27개 업체, 46개 부스 규모였는데 올해는 64개 업체, 130개의 부스로 확대됐다"며 "국내 유일의 산업용 섬유 전시회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투자비 커 정부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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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류용 섬유를 통칭하는 산업용 섬유는 자동차, 선박 등의 구조물이나 기계의 부속으로 쓰이는 특수섬유로 부가가치가 높다. 그러나 섬유산업은 '사양 산업'이라는 인식으로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로 방치돼 그간 '산업화'에 한계가 있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 섬유 생산비중은 25%에 불과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의 임대영 수석연구원은 "(의류)섬유 기술은 미국, 일본에 비해 뒤지지 않지만 70~80년대부터 산업용 섬유 시장에 주목해온 선진국에 비해 이 분야는 열세"라고 말했다.
그나마 조선, 자동차, 항공 등 생산시설이 몰려있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부산, 울산, 경남 지역(부울경)의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성장해왔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산업용 섬유업체 관계자들은 "산업용 섬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투자비가 커서 중소업체들의 한계가 크다"며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