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함께 우크라이나 등 해외 농업생산기지 구축 추진, 관련법안도 계류중
롯데그룹이 해외 식량자원 확보에 나선다. 우크라이나 등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대규모 기업형 농업 생산기지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3일 "최근 그룹 내 담당인력이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공무원들과 함께 농업 생산기지 구축에 필요한 부지를 살펴보기 위해 우크라이나 일대 여러 곳을 시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는 예전부터 한국과 밀 등 농산물 무역을 했었기 때문에 우선 먼저 돌아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고위관계자는 "우크라이나 현지에 대규모 기업형 농장을 곧바로 만들기엔 넘어야 할 규제가 많아 실제 사업 착수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 이외에도 해외 농업생산 기지를 구축할 수 있는 지역을 여러 곳 물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의 해외 농업생산 기지 진출 추진에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작용했다. 롯데그룹의 다른 관계자는 최근 신 회장이 차세대 신성장 사업의 하나로 '푸드'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신격호 총괄회장도 평소 롯데 임직원들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해외 농업생산기지 건설에는롯데쇼핑(111,200원 ▲4,000 +3.73%)등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참여할 예정이다. 해외 현지 농업법인을 만들어 기업형 농장을 건립하고 농업 관련 생산부터 유통·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뤄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밀, 콩 등 농산물을 재배해 롯데마트 등 계열 유통망에 공급하고 식품 계열사에서 필요한 원료도 조달할 계획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 대형농장을 건설하려고 하는 것은 농민 등의 반대 여론으로 자칫 사회적 반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라며 "농민운동 단체와 이들의 표를 의식한 지자체장들로 인해 설사 국내에 땅이 있다 해도 대형농장을 구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쌀은 100% 자급을 하고 있지만 밀·콩·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자급률은 10%선에 머물러 있다. 특히 '제2의 주식'이지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밀의 자급률은 1.7%에 불과하다. 농식품부는 오는 2015년까지 밀·콩·옥수수 등 주요 곡물 자급률을 14.3%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해외농업 개발 관련 법안이 현재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를 통과,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라며 "6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롯데를 비롯해 다수의 기업들이 해외 농업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