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여성? 성실함 앞에선 벽이 안돼요"

"고졸·여성? 성실함 앞에선 벽이 안돼요"

장시복 기자
2011.08.18 06:11

[인터뷰]하이마트 고졸 출신 첫 女지점장 이미랑씨

"앞으로도 저를 응원해주는 후배들의 '미래'이자 '희망'이 되고 싶습니다."

전자제품 유통기업 하이마트 종암점의 이미랑 지점장(여·42)은 한껏 의욕에 찬 표정이었다. 하이마트에서 대졸 공채나 남자 고졸 공채가 아닌 고졸 판매전문직 여성이 지점장이 된 경우는 그가 처음이다. 그만큼 사내 어느 지점장보다도 화려한 언론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주변의 기대도 크다.

'고졸'과 '여성'이란 수식어가 아직 우리 사회에선 하나의 '유리 장벽'으로 작용하는 현실에서 그의 승승장구는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제 승진 소식을 듣고 여자 후배들이 먼저 기뻐하며 축하 전화를 줬어요. 비슷한 여건을 가진 후배들의 '롤모델'이라 됐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네요."

1987년 정화여상을 졸업한 뒤 하이마트 전신인 대우전자 판매부문 사무보조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 지점장은 2003년 하이마트 사내 판매전문가 자격증인 '세일즈 마스터'를 여성 1호로 따내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때부터 지점장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8년 만에 그 꿈을 이뤘다. 특히 전자제품 매장의 특성상 의류·화장품 분야에 비해 여성의 입지가 좁았던 터라 그의 승진은 더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제가 흔히 떠올리는 '영업사원'상처럼 언변이 뛰어나진 않아요. 하지만 고객들에게 언제나 성실하고 진솔하게 다가가려 했었죠. 그랬더니 단골손님들이 늘더군요. 여성의 섬세함도 가전제품을 안내하는데 장점이 됐죠."

하이마트의 '열린 시스템'도 의욕을 자극했다는 게 이 지점장 설명이다. 매장 판매전문직 직원 중 능력이 뛰어난 직원을 선발해 판매부장을 거쳐 판매실장(부지점장)이 되면 학력·성별과 상관없이 누구나 지점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하이마트에는 고졸출신 여성 '예비 지점장'(판매부장)이 5명 포진해 있다.

그는 지점장 역할을 맡게 된 뒤로 전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우리 가족들의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됐어요. 딸 하윤이에게도 미안함 마음이 있었는데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조금이나마 보답을 하게 된 것 같네요."

이 지점장의 꿈은 지점장에 멈추지 않는다. 그녀는 30여개 매장을 책임지는 사업부장에도 도전하겠다는 목표다. 지켜보는 후배들이 많기에 그 도전을 멈출 수 없다. "현재 우리 종암점은 매출 기준으로 전국 점포의 중간 수준이에요. 하지만 이제 10% 상위권 점포로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다 보면 저절로 사업부장의 꿈도 이뤄질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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