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반포 등에 점포, '신세계맥주' 만들수도

신세계(407,000원 ▼500 -0.12%)그룹이 올 하반기 서울 강남에 고급 맥주전문점을 개장하며 맥주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이 사업은 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오랜 기간 시장성을 점검하며 공을 들였고, 직접 진두지휘에 나서는 등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대형 유통업체(이마트·신세계백화점)와 외식사업(보노보노·자니로켓), 식음료사업(스타벅스)을 벌이고 있어 맥주사업 진출 시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계열 외식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빠르면 10월 중에 서울 강남에 자체 브랜드로 '프리미엄' 하우스맥주 전문점을 개장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의 맥주전문점 1호점은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식품관 'SSG푸드마켓'이 입점한 청담동 '피엔폴루스'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입점한 반포동 '센트럴시티'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미 맥주전문점 진출을 위한 TF(태스크포스)팀도 가동하고 있다. 이 팀에는 웨스틴조선호텔 등의 맥주전문점에서 활약했던 식음료 전문가들도 합류했다.
특히 정용진 부회장은 이 맥주전문점을 최고급 에일(Ale) 맥주를 직접 매장에서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운영하라고 결정하고, 한국에서 맛보기 힘든 전 세계의 하이엔드급 맥주와 먹거리 등도 소개하자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직접 이태원과 강남 일대 명소로 뜨고 있는 맥주전문점들을 방문해 경쟁력을 점검하는 등 맥주전문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앞서 신세계그룹 계열 신세계푸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맥아와 맥주제조업'을 정관에 새로운 사업으로 추가하며 맥주 사업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당시 신세계푸드는 자체 운영하는 외식매장(보노보노·자니로켓)에 맥주를 공급하려는 수준이라고 사업 확대를 경계했지만 맥주전문점 사업이 가시화하면서 당초보다 맥주사업을 더 크게 벌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이미 1999년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를 국내에 들여오는데도 일조하며 한국 커피 문화에 변화를 줬다"며 "신세계그룹이 천편일률적인 맥주 맛을 특화하고 젊은 층에 호소하는 감성으로 맥주전문점을 내놓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신세계푸드는 라거 일색의 맥주와 비슷한 인테리어의 기존 맥주전문점과는 차원이 다른 프리미엄 전문점으로 승부를 걸 방침이다.
신세계푸드의 맥주전문점 사업은 장기적으로 맥주 제조업 진출로 이어질 지도 관심거리다. 신세계그룹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채널이 막강해 이번 맥주전문점을 테스트마켓으로 활용해 장기적으로 맥주 본격 생산에 나설 수 있다. 올 들어 소규모 맥주 제조업자도 자체 제작한 하우스맥주를 주류 도·소매업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주세법이 완화된 것도 신세계 입장에서는 큰 부담 없이 맥주 제조에 뛰어들 수 있게 한다. 현재이마트(108,600원 ▲1,800 +1.69%)도 해외 맥주인 '마튼즈'와 '5.0'을 수입해 성과를 내는 등 맥주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맥주시장은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롯데주류 등 3강 구도인데 시장 규모로 볼 때 업체수가 적은 편이어서 신세계 같은 후발주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며 "그러나 신세계는 당장은 맥주 제조보다는 이를 유통시키는 전문 채널에 더 관심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