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가 좀처럼 가시지 않으면서 유통업체들은 피가 마르는 심정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내수 시장은 초토화 상태다. 장기불황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 덕에 호황을 누리던 면세점조차 12년 만에 매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서울은 물론 메르스 청정지역인 제주마저도 중국인 관광객들의 예약취소가 이어지며 지역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여행 성수기인 7~8월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올해 중국인 관광객 대상 마케팅은 사실상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직원 중 메르스 의심환자가 발생한 제조업체의 공장가동이 중단되거나 업장이 폐쇄되는 사례가 발생할 정도로 메르스는 국가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입히고 있다.
메르스 사태를 조기에 진화하지 못하면서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 이미지도 크게 훼손됐다. 이미 미국, 러시아 등은 한국여행 주의보를 내렸고 중국은 한국을 거쳐 입국한 여행자에 대해 발열 검사를 진행하는 등 검역을 강화했다. 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하면 국제사회로부터 에볼라가 창궐한 시에라리온과 유사한 대접을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벌써부터 해외 지사에 근무하는 주재원들은 현지 사업에 차질이 우려될 정도라고 한다.
아직 메르스 확산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는지도 확실치 않다. 여전히 매일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애석하게 사망자수도 늘고 있어서다. 게다가 최악의 가뭄까지 겹치면서 우리 경제는 지난해 세월호 사태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이대로 놔뒀다가는 메르스 사태 이후 더 큰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경제 활력을 되찾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메르스에 휩쓸려 뒷전으로 밀린 내수활성화 대책을 다시 끄집어내야 한다. 유통업체를 과도하게 옥죄고 있는 영업규제를 푸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국 대신 일본 등으로 발길을 돌린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 모을 전략도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따라올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