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륙 30년 배스킨라빈스…이젠 美 본사에 역수출

한국 상륙 30년 배스킨라빈스…이젠 美 본사에 역수출

송지유 기자
2016.03.10 03:30

[장수프랜차이즈의 힘]배스킨라빈스-제품개발·점포관리 철저, 가맹점 수익률 업종 최고

한 달 31일 내내 골라 먹는 재미를 선사한 아이스크림 '배스킨라빈스'가 국내에 상륙한 지는 의외로 오래됐다. '맥도날드'와 '파리바게뜨'가 1988년, 'BBQ'가 1995년에 각각 사업을 시작했는데 배스킨라빈스는 1986년 첫선을 보였으니 올해로 30년을 맞는 프랜차이즈 시장 1세대 브랜드다.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배스킨라빈스를 국내에 들여온 주인공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다. 미국 유학시절 디저트 문화를 접한 허 회장은 한국도 국민소득이 증가하면 외식사업이 다변화될 것으로 예측, 1985년 배스킨라빈스사와 계약을 통해 국내에 합작법인인 비알코리아를 설립했다.

배스킨라빈스 카페31 마로니에점 / 사진=비알코리아
배스킨라빈스 카페31 마로니에점 / 사진=비알코리아

하지만 국내에서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이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법인을 설립한 지 1년이 훨씬 지난 1986년 7월이었다. 미국 본사로부터 생산·판매 노하우를 전수 받았지만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실정에 맞게 수정·보완하는 작업이 밤낮없이 이어졌다. 당시 아이스크림 생산공장은 샤니 성남공장 내 660㎡(200평) 안팎의 소규모로 하루에 200갤런(8000리터)을 겨우 생산하는 정도였다. 60개 점포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만들어 낸 것이다.

◇모두 외면하던 사업이 노다지로…시장 선점한 추진력=1단계 준비를 마쳤지만 가맹점 개설 단계에서 또다시 벽에 부딪혔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디저트 문화 등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판매 가격이 일반 아이스크림에 비해 2~3배 비싼 것도 문제였다. 롯데제과 '월드콘'이 300원, 빙그레 '투게더'가 1000원 하던 시절에 용량이 비슷한 배스킨라빈스 '싱글콘'과 '쿼터컵' 가격은 각각 900원, 3000원 안팎이어서 가격 저항이 거셌다.

초창기 배스킨라빈스 이태원점 전경 / 사진=비알코리아
초창기 배스킨라빈스 이태원점 전경 / 사진=비알코리아

"가맹점을 열고 싶다"는 희망자를 찾기 어려워 사업 초창기엔 명동·종로 등 핵심 상권에 직영점을 여는 데 주력했다. 가맹 1호점은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뒤인 1987년 문을 연 이태원점이다. 이어 압구정과 반포, 동부이촌동, 여의도, 소공동 등에 매장을 열었지만 1년6개월 만에야 점포 수 10개를 넘었다.

비알코리아 관계자는 "밥도 아닌 아이스크림에 지갑을 여는데 소비자들의 반감이 컸다"며 "하지만 1988년 서울올림픽이 끝나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가맹사업 문의가 자연스럽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는 가맹 희망자들이 몰려 1주일에 2회씩 사업설명회를 열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아이스크림 케이크' 독자개발…美 본사로 역수출 쾌거=배스킨라빈스의 차별화 포인트는 원료를 직수입해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배스킨라빈스 이후 많은 해외 아이스크림 브랜드들이 한국시장 문을 두드렸지만 대부분 완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배스킨라빈스는 달랐다. 국내에서 생산해야 제품 신선도와 품질을 관리할 수 있다는 허 회장의 경영 철학이 확고했다.

2000년대 초반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케익 지면광고 이미지 / 사진제공=비알코리아
2000년대 초반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케익 지면광고 이미지 / 사진제공=비알코리아

2009년에는 비알코리아가 개발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미국 배스킨라빈스 본사로 역수출하는 기록을 쓰기도 했다. 모그룹인 파리크라상 케이크와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제조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캐릭터를 형상화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만들어냈다. 종전까지 아이스크림 위에 생크림을 얹는 정도 수준이었던 미국 본사는 비알코리아에 아이스크림 케이크 수출 요청을 해왔다. 중동과 중국, 말레이시아 등지의 배스킨라빈스 매장에서 판매 중인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한 것이다.

◇메뉴·매장 관리 '철저'…가맹점 수익률 업종 '최고'=배스킨라빈스 본사는 매달 ‘이달의 맛’이라는 신제품을 출시한다. 충북 음성에 있는 연구소와 서울 본사 마케팅팀이 적게는 수개월에서 수년간 시장 조사와 연구개발을 통해 신제품을 만들어 낸다. 지금까지 선보인 맛은 600여 개,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1000여 개에 달한다. 마케팅 효과는 최고다. 매달 달라지는 신제품을 맛보러 매장을 찾는 마니아가 생겨났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해외로 수출하는 제품도 있다.

2015년 문을 연 배스킨라빈스 서초 우성점 / 사진=비알코리아
2015년 문을 연 배스킨라빈스 서초 우성점 / 사진=비알코리아

지난해 말 현재 전국의 배스킨라빈스 매장 수는 1200개. 가맹 사업을 시작 한지 30년 된 브랜드 치고는 다소 적은 수치다. 가맹본부보다 가맹점주의 수익성을 우선 기준으로 삼아 점포개설을 남발하지 않고 지역 상권을 선도할 수 있는 곳에만 신중히 점포를 개설한 결과다. 배스킨라빈스 가맹점 연평균 매출은 4억5300만원(2014년 기준) 안팎으로 동종업종 최고 수준이다.

가맹점주가 매장 인력을 원활히 운영할 수 있도록 매 학기 아르바이트 대학생 중 일정 인원을 선발해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하고 SPC그룹 공채시 가산점도 부여한다. 1년 이상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을 운영한 점주의 대학생 자녀 중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매학기 장학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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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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