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또 다시 '약속'을 했다. 이랜드리테일의 연내 상장이 무산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아픈손가락' 이랜드파크를 이랜드리테일에서 떼어내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 IPO(기업공개) 재추진을 선언했다.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한 이랜드파크 지분 85.3%를 이랜드월드(현재 지분율 14.7%)로 모두 넘겨 우량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당초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12월 상장예비심사 청구, 지난달까지 심사를 완료해 올 상반기 중 상장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다. 패스트트랙(상장심사 간소화) 요건도 충족해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계획에 차질이 생긴 건 이랜드파크 임직원 임금 체불 이슈가 불거지면서다. 이랜드는 공식사과에 이어 아르바이트생의 정규직 전환, 체불 임금 순차 지급 약속, 이랜드파크 대표이사 해임 등 발빠르게 대처했다. 하지만 여론의 뭇매는 이어졌고, 한번 떨어진 기업의 신뢰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블랙기업'이라는 오명과 함께 이랜드그룹 전체에 대한 불매운동도 확산되는 분위기였다.
이랜드는 수년간 '약속 불이행'으로 '양치기 소년'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 이랜드리테일은 2004년 500억원 규모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 3년내 IPO를 약속했다. 하지만 2006년 대규모 차입을 통해 까르푸를 인수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2011년으로 상장 시기를 늦췄다. 2014년에 또 다시 RCPS 발행하면서 IPO를 '재약속'했다.
킴스클럽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약속했지만 1년간 시간만 끌다 철회했다. 알짜 브랜드 '티니위니'를 중국 업체에 매각해 급한 불을 껐다.
이랜드 측은 그동안 여러 변동 사항이 있었지만 부채비율을 200%로 낮추겠다는 '큰 그림'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며 다시한번 믿어달라 호소하고 있다.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이랜드가 지난 몇년간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는 것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패션사업 매출만 1조원이 훌쩍 넘고 유통·패션 부문에서 이랜드만큼 중국에서 성과를 내는 기업도 드물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하다. 환골탈태 없이는 '임금 체불'과 같은 복병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랜드의 또 한번의 약속, 이번엔 꼭 지켜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