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도 버거운데 인건비까지 비용부담 커…"한국에선 자영업자가 봉,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역차별 말아야"

"정 안되면 직원을 줄이는 수밖에요. 매장 임차료와 원자재값도 버거운데 인건비를 더 올려줘야 한다면 저희 같은 영세 상인들은 버틸 재간이 없습니다."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확정되면서 외식 프랜차이즈업계가 동요하고 있다. 특히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16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5일 '제11차 전원회의'에서 2018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월급으로 환산하면(월 209시간) 157만3770원이다.
인상액은 106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고, 인상률 16.4%은 2001년(16.8%) 이후 최대 폭이다. 지난 2016년 최저시급이 6030원으로 8.1%, 2017년 6470원으로 7.3% 인상됐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뛴 수치다.
이번 임금 인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현실화하면서 앞으로도 비슷한 폭의 임금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장기 불황에 따른 외식업 침체에 인건비 부담까지 떠안게 된 외식·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벌써부터 곡소리가 나온다. 인건비 때문에 인력을 줄이다, 결국 줄폐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A업체 관계자는 "가뜩이나 외식업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인건비가 올라가면 결국 영업시간을 줄이거나 일자리를 줄일 수 밖에 없다"며 "가격은 못 올리게 하면서 온갖 규제만 적용되는 이 사업을 왜 해야 하냐고 하소연하는 가맹점주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상공인 지원책으로 프랜차이즈 영업시간 제한 등 방안이 포함돼 있는데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대부분도 퇴직 후 소자본으로 창업한 자영업자"라며 "어려운 계층을 지원하는 취지는 좋지만 시장에 이분법 논리를 적용해 역차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리 과정이 어려워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어려운 치킨, 중국집, 피자 등 배달형 외식업체의 경우 임금 상승 압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B업체 관계자는 "치킨은 굽고, 튀기는 등 업무가 고된 만큼 현재도 시급이 최저임금보다 높은 7000원 이상으로 형성돼 있다"며 "하지만 이번 인상 결정으로 내년부터는 시간당 9000원 이상은 지급해야 해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직원 임금 역시 현재 월평균 200만원에서 앞으로는 25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높아져 결국 '인건비 싸움'인 영세 자영업자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가 일단 최저시급을 16% 이상 올려 공약 이행 의지를 확인한 만큼 인건비 1만원 시대가 눈 앞에 다가왔다는 것도 부담요소로 지적됐다.
C업체 관계자는 "올해로 그치지 않고 내년과 후년에도 계속 최저 임금이 오른다는 점이 가장 부담스러운 대목"이라며 "대부분의 가맹점주들이 매출의 10% 이상을 인건비로 지출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고정비가 더 늘어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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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업체 관계자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인건비를 높이려면 음식도 제 값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는 소비자가격 인상은 틀어막고 자영업자들의 비용 부담만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선 자영업자가 말 그대로 봉"이라며 "월세에 인건비까지 고정비 떼고 나면 남는게 없는 무늬만 사장들에게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 정책은 너무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외식업계 과당경쟁이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커지면 수익이 나지 않는 매장이 자연스럽게 줄어 현재 지나치게 뜨거운 경쟁 구조가 해소될 것이라는 것이다.
한편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지난 10일 2020년까지 최저임금이 연평균 15.7%(정부가 제시한 최저임금 인상률) 오를 경우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올해 16.1%에서 2020년 20%를 넘어서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0.5%에서 1.7%로 축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 인건비 비율이 유지될 경우 2020년까지 외식업 종사자 13%(누적 27만명)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