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혁신생태계, 질적 리부팅

[기고] 혁신생태계, 질적 리부팅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서비스마케팅학회장)
2023.02.16 06:05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서비스마케팅학회장)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서비스마케팅학회장)

최근 구글을 긴장시키며 관심을 받는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를 개발한 스타트업 오픈AI는 창업 8년 만에 기업가치 290억 달러(약 37조원)로 평가받으며 세계 최고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오픈AI의 성공은 결국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 같은 위대한 창업가와 최고의 인재들, 막대한 투자자금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창의와 도전정신이 만들어낸 전략적 산출물로 볼 수 있다.

실제 팬데믹에도 실리콘밸리는 고용, 투자 등에서 성장을 지속했다. 고용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기술 분야 일자리는 오히려 더 증가했다. 2021년 기준 실리콘밸리 기술 분야 일자리의 38%를 구글, 애플, 메타, 아마존 등 상위 25개 기술회사들이 차지했다. 2021년 벤처캐피털 투자는 257건의 메가딜을 완성하며 95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총 32건의 기업공개(IPO)가 진행돼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가 혁신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비즈니스 혁신생태계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는 새로운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자본, 지식, 인재가 새로운 산업과 비즈니스 개발을 촉진하는 핫스팟이자 혁신클러스터(Clusters of Innovation)다.

지난해 세계 5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인도도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고성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정부의 경제 정책이 한몫했다. 2016년 정부 주도 스타트업 육성정책을 시도한 인도는 지난해 세계 3위 규모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유한 스타트업 강국이 됐다. 인도는 자국의 우수한 기술인재, 미국과 연계한 글로벌화 그리고 효율적인 금융투자 환경을 배경으로 실리콘밸리 모델을 도입해 성공적인 혁신 창업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일까. 먼저 글로벌 시장에서 지명도와 경쟁력 있는 기업생태계 조성이 필수다.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건강한 기업생태계 속에서 많은 스타트업이 탄생하고 경쟁하고 궁극적으로 생존해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혁신생태계의 시작과 발전에 있어 조정의 원천, 생태계 조성자, 자원 제공자 역할을 더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혁신생태계를 통해 상호 협력함으로써 전체 시장의 파이도 키워야 한다. 대기업은 스타트업에서 제품 혁신, 신규사업 진출, 민첩성 등 장점을 얻고 스타트업은 대기업으로부터 시장, 자본, 출구 등 장점을 얻을 수 있다. 한국에선 대기업과 대형 플랫폼의 스타트업 후원자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과감한 제도 개선과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오픈이노베이션과 혁신클러스터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할 수 있는 문화와 제도도 중요하다. 최근 우리나라 주요 플랫폼 기업들이 정부 규제와 문화 차이 때문에 국내 시장을 포기하고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혁신생태계는 혁신 주체와 인프라뿐만 아니라 제도, 문화, 거버넌스의 유기적 결합체로 혁신의 질적 상호작용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에 의해 그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이제는 사회적 자본을 바탕으로 한 창업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의 사고 대전환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