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가동 1주년 맞이한 삼양식품 밀양공장 탐방기

서울에서 약 360km 거리인 경상남도 밀양시 부북면 일대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 부지 중심부에 2022년 5월 준공해 가동 1년 차를 맞은 삼양식품 밀양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건물 규모는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7만303㎡로 각 층에 구축된 생산라인을 펼치면 축구장 10개를 합친 면적이 된다.
삼양식품 밀양공장의 연간 라면 생산 캐파(최대한도)는 6억7000만개에 달한다. 기존 원주, 익산 공장과 합쳐 삼양식품의 연간 라면 생산능력은 20억개로 늘어났다.
밀양공장을 방문한 지난 21일 오전에도 생산설비는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수출하는 '불닭볶음면' 생산이 한창이었다.
라면은 8개 생산 공정을 거쳐 완제품이 된다. 밀가루 반죽을 롤러로 펴서 1~2mm의 얇은 면대로 만드는 '제면', 스팀 기계로 면을 익히는 '증숙', 제품 중량에 맞게 원형이나 사각형으로 자르는 '납형', 식물성 기름으로 고온에서 60초간 튀겨 수분을 6~7%로 유지시키는 '유탕', 튀겨진 면을 식히는 '냉각' 공정을 거친 이후 별도 포장한 스프가 더해진다. 이어 이물질과 스프 누락을 검사하는 X-RAY 검출기를 통과하면 자동 포장기가 묶음과 박스 포장을 신속하게 진행한다. 이 과정은 모두 하나의 생산라인으로 이어지는데, 그 길이만 158m에 달한다.

밀양공장은 현재 4개의 생산라인을 움직인다. 1개 생산라인에서 1분당 800개의 라면이 만들어진다. 익산공장(1분당 220개)과 원주공장(1분당 432개)보다 생산 속도가 2~4배 빠르다. 박인수 밀양공장장은 "다른 공장에 없는 연속식 믹서(밀가루 반죽기)가 시간당 5톤의 반죽을 만들어준다"며 "제면기 버킷(용량)이 10열로 4~6열인 다른 공장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올해 밀양공장의 라면 생산 목표는 4억5000만개다. 연 매출로 환산하면 약 3200억원 규모다. 그동안 중국 수출용인 불닭볶음면 오리지널 위주로 생산했는데 앞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까르보불닭볶음면 등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수출 전용 건면 브랜드 '탱글'도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 공장장은 "현재 29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했다.
밀양공장은 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로 구축했다. 원부자재 입고부터 완제품 생산과 출고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최신 자동화 시스템으로 관리한다. 약 40만 박스를 보관할 수 있는 대형 자동화 물류센터도 갖췄다.

밀양공장은 건물 상부에 태양전지를 외장재로 사용한 일체형 태양광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외벽 두 개 면에 총 924개의 패널을 설치했는데 합친 면적은 2140㎡(약 650평)다. 연간 발전량은 436MWh로 약 760가구가 1년간 쓰는 양이다. 매년 이산화탄소를 194톤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밀양공장에서 만든 라면은 전량 수출 중이다. 삼양식품은 그동안 원주공장에서 만든 수출용 불닭볶음면을 부산항으로 보냈는데 컨테이너 1개당 운송비가 약 110만원 소요된다. 부산과 가까운 밀양에서 보내면 물류비가 컨테이너 1개당 40만원대로 대폭 낮아진다. 이에 따라 매년 약 30억원의 물류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불닭볶음면의 수출 전진기지를 국내에 구축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삼양식품은 주력 수출 지역인 중국과 동남아 지역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자 2018년부터 생산능력 확대 방안을 검토했다. 신공장 설립을 확정하고 위치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중국 징동그룹으로부터 현지 생산공장 건설을 제안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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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고심 끝에 밀양을 선택했다. 국내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불닭볶음면이 지닌 K-푸드의 상징성 등을 고려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또 밀양공장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한 1700억원에서 2400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신속하게 결정했다.

김 부회장의 결단은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고정 수요층을 확보해 지속적인 매출 증대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불닭볶음면 시리즈는 출시 첫해인 2012년 해외 매출이 7500만원에 불과했지만, 2016년 유튜브 '매운맛 챌린지' 영상을 계기로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났다. 지난해 불닭 브랜드 해외 매출은 4800억원에 달한다. 10년 만에 6400배 성장한 셈이다. 삼양식품은 불닭 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1961년 창립 이후 52년 만에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 돌파를 기대한다.
삼양식품은 밀양공장 옆에 추가 부지를 확보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향후 수출 물량 추이와 전망을 고려해 생산량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신속히 공장을 증설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