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 줄여 파는 대형마트, '최저가' 물량 확보에 사활

마진 줄여 파는 대형마트, '최저가' 물량 확보에 사활

유엄식 기자
2025.02.03 18:10

사전 대량 구매·현지 경매 참여 등으로 매입가 낮춰..AI·빅데이터 활용해 할인 품목 선정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을 방문해 물가동향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을 방문해 물가동향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연중 최저가' 경쟁이 치열한 대형마트 업계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기 위해 자체 할인 행사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정부도 설 이후 가격이 급상승한 농축수산물에 대한 가격 할인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이마트를 비롯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들이 매장에서 판매하는 각종 농축수산물을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확보하기 위해 사전 기획과 대량 구매, 경매 참여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마트(97,600원 ▲5,000 +5.4%)는 지난해 초부터 본격 추진한 '상시 최저가(EDLP)' 전략을 강화한다. 우선 매달 3대 그로서리(식료품)와 30대 생필품을 엄선해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인 '가격파괴 선언' 행사를 확대한다. 이를 위해 올 1월부터 그로서리 품목은 3개에서 5개로, 생필품은 40개에서 50개로 늘렸다. 예를 들어 2월 행사 상품인 양배추는 정상가 대비 44% 싼 2780원에 팔고 있다. 관련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제주도와 전남 무안의 양배추밭 40만평을 사전 계약해 약 80만톤의 물량을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육류와 수산물도 본격 판매를 시작하기 3~4개월 전부터 물량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우 수요가 많은 명절 전후에는 베테랑 축산 바이어가 직접 현지 경매에 참여하고, 가격대가 높은 전복의 경우 출하 시기가 몰리는 한여름 고수온기 이전에 물량을 확보하는 등 상품별 수요와 공급의 최적기를 찾는 방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격파괴 선언은 32년 업력의 바잉(매입) 노하우와 유통 구조 혁신, 자체 가격 투자, 제조사 협력 등을 통해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서울시와 협력하여 1월 24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홈플러스 서울시내 18개 전 점포에서 당근 반값 할인 판매를 진행했다. 홈플러스 권오상 채소 바이어가 서울시와 함께하는 물가안정 프로젝트 상품인 반값 행사 당근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는 서울시와 협력하여 1월 24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홈플러스 서울시내 18개 전 점포에서 당근 반값 할인 판매를 진행했다. 홈플러스 권오상 채소 바이어가 서울시와 함께하는 물가안정 프로젝트 상품인 반값 행사 당근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는 2022년 8월부터 AI(인공지능) 최저가격 제도를 운용해오고 있다. 27년간 누적된 상품 판매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수요가 많은 4개 핵심 상품을 2주 단위로 선별해 업계 최저가로 선보이는 전략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시기별로 수요가 집중되는 상품을 미리 선별해 대량 매입하면 고품질 상품을 대량 확보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며 "빅데이터 결과를 프로모션 기획 단계부터 연계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초 진행한 새해 첫 AI 물가안정 프로젝트 기간에 한돈과 한우, 연어 등 인기 식재료를 최저가로 진행한 바 있다. 여기에 딸기·당근·사과 등 시기별로 수요가 집중되는 과일·채소류도 현지 농가 방문과 사전 구매 계약 등을 통해 최대한 저렴하게 사들이고 있다.

롯데마트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집중 구매 방식 등을 통해 최대한 매입원가를 낮추고 있다. 매주 고객의 구매 빈도가 높은 품목을 선정해 정상가보다 20~30% 더 저렴한 초저가로 선보이는 '이번주 핫 프라이스'가 핵심 프로젝트다. 지난해까지 매주 1개 품목을 선정했으나 올 들어 행사 품목을 3개로 늘렸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 노르웨이산 연어를 시중 판매가보다 30% 저렴한 100g당 3000원대에 내놓기도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환율이 급등하기 전인 지난해 11월 사전 계약을 통해 50여톤을 확보했고, 항공 직송으로 중간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각 점포에 직배송해 물류비를 절감했기 때문에 가능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수입산 소고기 구매 지역을 미국과 호주 외에도 캐나다까지 다변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같이 대형마트들이 유통 노하우를 활용해 저렴한 가격에 농축수산물을 구입한 뒤 판매하면 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추가 할인이 더해져 소비자들은 더욱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정부의 할인 지원 대상은 품목에 표기되는데 기본 할인율에 10~20%포인트(P) 추가 할인 혜택이 더해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설 명절 기간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에 700억원 규모의 할인지원을 진행했다.

각 대형마트는 올해도 고유의 상품 매입 전략을 통해 치열하게 가격 경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가 전략 상품은 일반 상품의 3분의 1에서 4분의 1 수준으로 마진율을 매우 낮게 책정한다"며 "매장을 찾는 고객이 많아져야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고물가 장기화 국면에서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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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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