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품 만들라"는 신격호의 부탁...50년전 '가나'의 탄생[리얼로그M]

"예술품 만들라"는 신격호의 부탁...50년전 '가나'의 탄생[리얼로그M]

유예림 기자
2025.04.30 08:30
[편집자주] 유통을 비롯해 식품, 패션·뷰티와 중소·중견기업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하는 머니투데이(M) 산업 기자들의 '현실 기록(Real+Log)'. 각 현장에서 직접 보고, 묻고, 듣고, 느낀 것을 가감 없이 생생하게 풀어내 본다.
가나 초콜릿 출시 50주년 기념 전시회 '아뜰리에 가나'의 헤리티지 존./사진제공=롯데뮤지엄
가나 초콜릿 출시 50주년 기념 전시회 '아뜰리에 가나'의 헤리티지 존./사진제공=롯데뮤지엄

'동화 속에 등장하는 초콜릿 왕국이 이런 모습일까.'

29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7층 롯데뮤지엄에 들어서자 든 생각이다. 이곳에선 롯데웰푸드의 '가나 초콜릿' 50주년 기념 전시회 '아뜰리에 가나(Atelier Ghana)'가 열리고 있었다.

가나 초콜릿을 미술 작품으로 형상화한 각종 전시물이 눈을 사로잡았고, 달콤한 초콜릿향이 걸음을 이곳 저곳으로 이끌었다. 롯데웰푸드는 이번 전시에서 국민 초콜릿으로 불리며 쌓아온 가나의 유산을 공개하고 초콜릿을 문화로서 체험하도록 기획했다.

가나 초콜릿은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액 약 1조4000억원, 판매량 68억갑 이상을 기록한 롯데웰푸드의 대표 제품이다.

심보금 롯데문화재단 큐레이터는 "가나 초콜릿의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명맥을 예술 영역으로 확장했다"며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 가나 초콜릿이 50년 역사를 어떻게 이어오고 살아남았는지 느낄 수 있는 전시다"고 설명했다.

가나 초콜릿 출시 50주년 기념 전시회 '아뜰리에 가나'에 전시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회고록 일부 내용./사진=유예림 기자
가나 초콜릿 출시 50주년 기념 전시회 '아뜰리에 가나'에 전시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회고록 일부 내용./사진=유예림 기자

가나 초콜릿은 신 명예회장의 열정으로 탄생했다. 그의 회고록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1963년 세계적인 초콜릿 기술자인 스위스의 막스 브락스를 만나 공장 설계나 원료 배합에 대한 권한을 일임하고 최고 품질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당시 "제품이 아니라 예술품을 만들자"고 말하며 초콜릿이 맛과 향을 넘어 예술적 감각을 자극하는 문화적 키워드가 되길 바랐다.

이러한 바람은 전시장 곳곳에 묻어난다. 단순한 초콜릿 이상의 의미를 넘어 가나 초콜릿이 가져다주는 감각적 경험을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 5인의 신작 31점으로 풀어냈다. 전시회장에 은은하게 풍기는 달콤한 초콜릿향, 초콜릿 시식, 작품 감상 등 후각·미각·시각 등 여러 감각으로 가나 초콜릿을 체험할 수 있다.

가나 초콜릿 출시 50주년 기념 전시회 '아뜰리에 가나'에서 전시된 코인 파킹 딜리버리 작가와 박선기 설치 미술가의 작품./사진=유예림 기자
가나 초콜릿 출시 50주년 기념 전시회 '아뜰리에 가나'에서 전시된 코인 파킹 딜리버리 작가와 박선기 설치 미술가의 작품./사진=유예림 기자

작가 5인은 가나 초콜릿에서 영감받은 작품들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다. 그라플렉스 작가는 가나 초콜릿 타이포그래피를 작가의 독창적인 '픽셀'로, 초콜릿을 '볼드' 캐릭터로 담았다. 김미영 작가는 동양화 기법에 유화를 접목한 붓 터치로 초콜릿의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코인 파킹 딜리버리 작가는 본인의 대표 캐릭터 '시라이상'과 초콜릿을 결합한 작품을 만들었다. 초콜릿을 나눠 먹는 건 사랑을 나누는 행위로 보고 초콜릿을 통한 소통의 모습을 일깨워주고자 했다.

박선기 설치 미술가는 숯을 재료로 활용했다. 그는 나무를 태워 부가적인 것을 없애고 본질만 남긴 숯을 초콜릿 하나로 50년을 이어온 가나의 역사와 연결 지었다. 김선우 작가는 도도새가 카카오를 찾아 정글을 탐험하는 모습을 시각화했다. 이를 통해 가나 초콜릿의 성장과 역사를 표현한다.

가나 초콜릿 출시 50주년 기념 전시회 '아뜰리에 가나'에 전시된 가나 초콜릿의 과거 신문 광고./사진=유예림 기자
가나 초콜릿 출시 50주년 기념 전시회 '아뜰리에 가나'에 전시된 가나 초콜릿의 과거 신문 광고./사진=유예림 기자

전시에선 가나 초콜릿에 대한 자부심도 느낄 수 있다. 바로 가나 초콜릿의 제조 공정을 소개하는 공간에서다. 과거 롯데제과는 1984년 초콜릿의 감촉을 부드럽게 만드는 '마이크로 그라인딩' 공법을 도입했다. 1996년에는 국내 최초로 초콜릿 본고장의 핵심 기술 'BTC(Better Taste & Color Chocolate)'을 적용했다. 손병철 롯데중앙연구소 SWEET2 팀장은 "BTC 공정을 통해 초콜릿의 색상, 맛과 풍미를 최적의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가나 초콜릿 50주년을 맞아 브랜드가 쌓아온 유산을 다음 세대와 공유하고 예술로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주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가나가 여러 세대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도록 문화, 사회 여러 방면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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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림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2부 유예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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