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3분기 매출 12.8조원..신규 투자로 영업이익률 1.7% 그쳐
네이버 3분기 영업이익 5706억..수수료 기반 커머스 사업 성장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쿠팡과 네이버가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이했다. 국내를 넘어 대만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쿠팡이 분기 매출 13조원에 육박하며 외형적인 측면에선 네이버를 압도했지만, 수익성에선 뒤지고 있어서다.
쿠팡Inc가 5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매출은 12조8455억원(92억6700만달러), 영업이익은 2245억원(1억62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 51.5%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7%로 집계됐다.
네이버는 이날 오전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실적이 매출 3조1381억원, 영업익 570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6%, 영업이익은 8.6% 각각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8.1%로 집계됐다.
매출은 쿠팡이 4배 이상 많지만, 영업이익은 네이버가 2배 이상 많다. 영업이익률은 네이버가 쿠팡의 10배를 웃돈다.
이런 결과는 양사의 사업 구조 차이에서 비롯됐다. 쿠팡은 로켓배송 물류망을 기반으로 한 직매입 사업이 주력인 반면 네이버는 자체 물류센터 없는 오픈마켓이 주력으로 판매수수료와 광고 수익이 중심축이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6조원 이상을 국내 물류센터에 투자했고 내년까지 3조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물류망 투자로 10년 이상 적자를 기록했다가, 2022년 3분기 첫 흑자(1037억원)를 냈다. 외형은 '규모의 경제'를 이뤄냈지만 대만 등 신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이익률은 정체돼 있다. 첫 흑자를 낸 이후 13개 분기 동안 영업이익률이 2%를 넘긴 것은 총 3차례뿐이다.
반면 매출 규모가 적은 네이버는 매 분기 1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별도의 자체 물류센터와 배송망에 투자하지 않고 오픈마켓 기반으로 수수료와 광고 수익에 기반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그동안 검색을 통해 스마트스토어로 이용자가 유입되면 수수료를 1.81% 부과했지만, 지난 6월부터 유입 여부와 관계없이 네이버쇼핑에서 판매된 거래액의 0.9~3.6%(부가세 별도)의 판매수수료를 책정했다.

네이버의 커머스 매출 비중도 높아졌다. 2022년 3분기 커머스 매출은 4583억원으로 검색 매출(8962억원)의 51% 수준이었는데, 올해 3분기 커머스 매출은 9855억원으로 검색 매출(1조602억원)의 93%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곧 커머스 매출이 검색 매출을 넘어설 전망이다.
네이버는 올해 론칭한 '네이버스토어 플러스' 월간 사용자(MAU)가 500만명을 넘어섰고, 4000만명 이상이 쓰는 네이버 자체 앱에서도 쇼핑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최근엔 새벽배송 전문 플랫폼 마켓컬리와 협업해 충성 고객층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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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쿠팡과 네이버의 온라인 거래액(GMV) 규모는 각각 55조원, 50조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높은 수익성을 유지한 네이버의 커머스 신규 투자 여력이 높아지면 이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블룸버그는 이날 "한국을 장악한 인터넷 포털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을 강화하며 쿠팡의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고 평가했다.
쿠팡은 네이버의 추격과 동시에 알리바바와 전략적 협업을 맺은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지마켓,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테무·징동닷컴 등 중국 대형 유통사와의 치열한 경쟁도 뚫어내고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복합적인 숙제를 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빠른 주7일 배송과 새벽배송을 확대하고, 높은 수익 구조로 중장기 투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쿠팡은 물류와 배송 분야에서 네이버는 물론 중국 이커머스와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팡은 국내외 시장에서 로켓배송 서비스를 확장하며 대응에 나섰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대만 로켓배송 사업과 관련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다시 한번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놀라운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면서 "대만에서의 고객 유입 수준은 한국 사업 구축 당시 나타난 양상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만에서 로켓배송과 마켓플레이스 상품군 동시에 늘어나고, 자체 라스트마일(Last mile·소비자에 상품을 배송하는 마지막 단계) 물류망 구축이 본격화된 점을 언급하며 "고객이 한국 쿠팡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속도와 신뢰도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추가 성장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