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새벽배송 10년, 존폐 기로 ①사회 인프라로 자리 잡은 새벽배송

"맞벌이 부모에게 새벽배송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일상을 지탱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새벽배송 금지 반대 청원글 내용이다. 지난달 민주노총(이하 민노총)이 택배 근로자 휴식권 보장을 위해 제안한 '새벽배송(0~5시)' 금지 방안이 공론화되자 평온한 일상이 깨질 것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실제로 우리 국민 상당수는 새벽배송의 '충성 고객'으로 파악된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컬리, SSG닷컴, 오아시스마켓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채널을 통해 새벽·당일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은 약 2000만명에 달한다. 주문자 외에도 실질적으로 새벽배송으로 받은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까지 고려하면 그 규모는 훨씬 크단게 업계의 전언이다.
전날 오후, 저녁 시간대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이전에 상품이 도착하는 새벽배송 시스템은 2014년 도입됐다. 촘촘한 전국 물류망이 갖춰져 서비스 품질이 개선된 2018년부터 이용자가 급증했다. 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2018년 5000억원이었던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올해 약 15조원으로 7년여만에 30배 늘어났다.
이에 따라 새벽배송이 금지되면 사회경제적 손실 규모가 상당할 전망이다. 한국로지스틱스학회는 최근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새벽배송과 주7일 배송이 전면 금지되면 최대 54조3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체적으로 이커머스와 소상공인 매출이 각각 33조2000억원, 18조3000억원 감소하고 일자리 감소 등에 따라 택배 산업도 약 2조8000억원의 손실이 날 것으로 추정됐다.
최동현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새벽배송과 주7일 배송이 도입되면서 관련 시장에 약 6조원 상당의 부가가치가 창출됐고, 1만9000명가량의 취업·고용 효과가 발생했다. 새벽배송이 금지되면 고용 시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단 의미다.
업계에선 "새벽배송 중단은 사실상 영업을 중단하란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소상공인 단체도 "난데없는 새벽배송 금지 논의는 생존의 위협"이라며 민노총의 제안에 반기를 들었다.

노동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새벽배송 전면 금지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단계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과제"라고 선을 그었다.
반발 여론이 확산되자 민노총은 "초심야(0~5시) 배송을 제한하고, 오전 5시 출근조를 운영해 긴급한 새벽배송을 유지하는 방식"이란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쿠팡 노조는 "오전 5시부터 배송하면 간선 기사들과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밤새워 일해야 하고, 일자리를 잃은 새벽배송 기사들은 야간 물류센터나 간선 기사로 내몰릴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