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쿠팡의 해럴드 로저스 임시 대표가 개인정부 유출 책임 소재와 보상 문제를 묻는 질의에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원론적 답변을 반복하면서 맹탕 청문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저스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관련 연석 청문회에서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이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책임이 있느냐고 묻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제가 쿠팡 한국 대표로서 이 문제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의장의 책임 유무를 묻는 말이었음에도 자신의 직책을 언급하며 답을 돌린 셈이다.
정 의원이 "김범석 의장의 책임이 있느냐, 없느냐를 물었다"고 재차 질의하자 로저스 대표는 "말씀드렸다시피 내가 한국 대표로서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반복하며 끝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 의장의 직접적 책임을 묻는 질문을 피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재 사망 사건에서도 비슷한 답변이 이어졌다. "장덕준 씨 산재 사망을 아느냐"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로저스 대표는 "알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17일 청문회에서 제시된 관련 언론 보도를 두고 모르쇠로 답했다는 지적에는 "한국어 기사였고 청문회 전에는 알지 못했다. 한국어로 돼 있어 읽을 수 없었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이 2020년 10월 23일 작성된 쿠팡 내부 이메일을 제시하며 장 씨의 과로 실태를 축소하도록 지시한 것 아니냐고 묻자, 로저스 대표는 "해당 문서는 해고된 직원이 제출한 것이며 진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 문서의 진위를 알지 못한다. 과거에 본 적도 없다"고 말하며 답변을 반복했고, "의원은 이 문서의 진위를 확인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또한 2020년 10월 김범석 당시 쿠팡 대표가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메모는 남기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인지 여부를 재차 묻자, 로저스 대표는 "이 문서들의 진위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는 어떤 것도 숨기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제주 새벽배송 사망자 고 오승용 씨의 누나 오혜리 씨가 "모두 보상하겠다고 지금 답하라. 예, 아니오로 답하라"고 요구했지만, 로저스 대표는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유가족께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답했다. 반복 질의에도 같은 형식의 답변을 이어가 성의 부족 논란이 일었다.
독자들의 PICK!
이후 쿠팡의 기업 정체성, 개인정보 유출 사고 책임 소재 등을 묻는 질문에도 "쿠팡 한국 대표로서 이 문제를 생각하고 있다"는 식의 원론적인 답변이 되풀이되자 의원들이 로저스 대표의 답변을 중단시키는 등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