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000만 시대, 'K'에 살고 'K'를 산다]<상-총론>②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K'맵

지난 19일 저녁 방문한 서울 이태원의 '교촌필방'. 매장 안 모든 테이블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갓 튀겨진 한국식 치킨과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며 '치맥' 문화를 즐기고 있었다. 이곳만의 인테리어도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다. 매장 입구에 걸린 커다란 붓을 아래로 당겨야 문이 열리는 구조인데 현장에서 만난 한 중국인 커플은 문이 열리는 순간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며 인증샷을 남겼다. 교촌에프엔비에 따르면 이 매장의 외국인 방문객 비율은 80%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명동과 홍대 등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K푸드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특히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추세다. BBQ의 경우 서울 2대 상권인 명동과 홍대 매장의 올해 1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4%나 늘었다. bhc 관계자는 "해외에서 K-푸드하면 K-치킨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며 "명동 등에서 쇼핑을 마친 뒤 저녁으로 치맥을 즐기는 것이 필수 여행 코스"라고 설명했다.

'K한강라면' 체험 역시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농심은 지난해부터 여의도와 잠실 한강 선착장에서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오뚜기는 압구정과 뚝섬 한강 선착장에 '해피냠냠 라면가게'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농심은 다음 달 외국인 유동인구가 밀집한 성수동에 체험형 공간인 '신라면 분식'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카페 업계도 한국 전통 디자인과 식재료를 적용한 특화 매장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SPC 파리바게뜨의 '광화문1945점'은 브랜드의 뿌리인 상미당의 역사와 K베이커리를 콘셉트로 꾸며 눈길을 끈다.

유통업계 역시 명동이란 기존 거점뿐 아니라 잠실, 홍대, 성수 등 서울 전역으로 K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특화 매장에 총력을 기울인다.
K푸드와 패션, 뷰티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백화점이 대표적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올해 1분기 외국인 매출이 130%가량, 잠실점은 지난해 약 25% 늘었다. 본점은 외국인 겨냥 패션 전문관인 '키네틱그라운드'를 선보였고 외국인 전용 쿠폰과 즉시 세금 환급 서비스를 상시 운영 중이다. 더현대서울의 올 1분기 외국인 매출은 121% 올랐고,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14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편의점은 특화 매장을 앞세웠다. 2024년 11월 명동역점을 'K푸드 특화 편의점'으로 선보인 CU는 K푸드 조리와 시식 공간을 중심으로 꾸미고 38개국 언어 통역 서비스를 마련해 외국인 비중이 평균 5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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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뉴안녕인사동점은 AI(인공지능) 뷰티 키오스크로 차별화를 꾀했다. AI 기기에 얼굴을 비추면 3초 만에 맞춤형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로 외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에 힘입어 올 1분기 매출의 70% 가량이 외국인에게서 나왔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세븐일레븐 뉴웨이브명동점 역시 전체 매출의 90% 가량을 외국인이 차지할 정도다.
대형마트 중에선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이 외국인들의 성지로 꼽힌다. K푸드와 뷰티 구역을 확대했고 대형마트로는 처음으로 한국문화상품관 '보물(BOMUL)'을 운영 중이다. 고객 40%가량이 외국인이다. 이마트의 경우 인근 대형쇼핑몰과 한강공원 등 주요 관광 인프라와 인접한 용산점에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용산점의 지난해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22% 늘었다.

다이소는 알뜰 소비를 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다. 특히 명동역점의 경우 가성비 좋은 K뷰티 제품을 선물용으로 대량 구매하는 수요가 몰린다.
K뷰티와 패션을 체험할 수 있는 매장도 인기다. CJ올리브영의 명동타운과 센트럴명동타운점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95%로 전국 매장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다. 에이피알이 운영하는 성수와 홍대의 메디큐브 매장도 외국인 비중이 각각 80%, 93%다. 뷰티 기기 체험과 피부별 맞춤 추천 서비스로 집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아모레성수 역시 방문객의 80~90%가 외국인이다. AI로 파운데이션과 쿠션, 립 제품을 추천하는 '헤라 커스텀 매치' 서비스는 예약이 상시 마감될 정도로 인기인데 이용자의 80% 이상이 외국인이다. 최근 패션·문화 메카로 떠오른 성수동의 인기에 힘입어 무신사 스토어 성수를 찾는 발길도 급증했다. 매장 전체 거래액의 65~70%가량이 외국인을 통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