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외식을 끊고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이른바 '집밥경제'가 식품업계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1원 단위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초미세가격' 전략에 반응하고 식문화 자체가 개인의 효율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는 올해 식품업계를 관통할 주요 트렌드 중 하나로 '집밥경제'와 '초미세가격(Micro-pricing)'을 꼽았다.
집밥경제란 식사의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만들어진 산업의 변화를 뜻한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차리는 한 상 차림을 의미했던 '집밥'의 의미가 최근 시간과 비용을 줄인 한 끼 식사라는 의미로 변화하면서 냉동식품, 간편식, 델리상품이 식품·유통업계 주요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또 제품 가격이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으면서 1원 단위를 두고 경쟁하는 '초미세가격'이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최근 펴낸 '2025·2026 국내외 외식 트렌드'는 올해 주요 키워드로 '서바이벌 다이닝'을 꼽았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며 '불황형 소비'가 자리 잡으면서 실패 없는 한 끼 식사를 위해 가격, 가심비, 가성비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최선의 선택지를 찾으려는 경향이 마치 서바이벌 게임 같다는 의미다. aT에 따르면 최근 2년 간 외식은 물론 심지어 집에서 소비하는 식음료 비용까지 최대한 줄이려는 추세도 포착된다.

실제 올해도 주요 식자재 가격은 고공상승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넷에 따르면 상추 소매가격은 지난 6일 청상추 100g 기준 평균 1376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2% 오른 수치이며 전달 평균보다도 17.6% 비싼 것으로 이상기후로 노지 채소 수율이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등어 등 수산물 가격도 크게 뛰었다. 국산 염장 고등어(1손·2마리)는 5587원으로 평년 대비 32.6% 상승했다. 수입산 염장 고등어는 1만836원으로 평년 대비 42.8% 넘게 올랐다.
커피, 우유 등 주요 먹거리 물가도 새해부터 들썩이고 있다. 커피빈코리아는 지난 5일부터 디카페인 커피와 드립 커피 가격을 인상했다. 드립 커피는 사이즈별로 300원씩 인상됐으며 디카페인 변경 추가 비용도 200원 올랐다. 바나프레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포장 가격을 18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렸다.
하이오커피는 지난달 17일부터 카푸치노와 카페라테 가격을 2800원에서 3000원으로 조정하는 등 라떼 종류 중심으로 가격을 조정했다. 지난해 아라비카 원두의 국제 가격이 1t(톤)당 8116.9달러로, 지난해 평균(5157.9달러) 대비 57% 이상 급등한 여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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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F&B는 지난 1일부터 '덴마크 유기농 A2 우유'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75ml(1입) 기준 구독 배달 가격은 기존 5950원에서 6300원으로 350원(5.8%) 올랐다. 세븐일레븐도 같은 날부터 과자·음료·디저트 등 PB 상품 40여종의 가격을 최대 25% 인상했다. GS25도 지난 1일부터 PB 상품인 '위대한소시지' 2종 가격을 2600원에서 2700원으로 100원 올리는 등 가격을 조정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7일 먹거리 생활물가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신선란 224만개를 수입해 1월 중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산란계 살처분이 늘어난 데 대응하기 위해서다. 또 고등어는 8일부터 최대 60% 할인지원을 실시하고 수입선 다변화에도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