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설탕세 도입하자 당 함량 30% 감소
다만 과세 기준 등에 따라 설탕세 효과 상이
"설탕세는 소비자 물가만 끌어올려" 지적도

설탕세는 전 세계에서 비만·당뇨 등 만성질환 위험도를 낮추기 위한 건강 증진 전략의 하나로 도입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설탕세 도입 이후 음료 제품의 당 함량이 낮아지는 효과가 관측됐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실제 건강 지표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고 개인의 소비 선택을 제한한다는 논란이 함께 제기된다.
28일 세계은행(WB)의 글로벌 SSB(가당 음료) 세금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영국·미국·프랑스·멕시코·노르웨이 등 약 118개 국가와 지역에서 설탕 음료에 대한 과세 정책을 시행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청량음료 산업 부담금(Soft Drinks Industry Levy, SDIL)'이 꼽힌다. 영국은 2018년 음료 1리터(ℓ)당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당 함량에 대해 18~24펜스의 세금을 부과했다. 그 결과 설탕세 과세 대상 음료의 평균 당 함량이 약 30% 낮아졌다.
소비 측면에서도 변화가 관측됐다. 멕시코는 2014년 가당 음료에 리터당 1페소의 세금을 부과했는데 2016년 BMJ(영국의학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도입 2년 만에 가당 음료 구매량이 약 7.6% 감소했다. 설탕세 도입으로 소매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비자의 구매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설탕세의 효과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하다. 과세 기준과 세율 설계에 따라 당 함량 감소나 소비 감소 효과가 국가별로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아서다. 건강 증진 효과 역시 아직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3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간한 '글로벌 설탕 음료세 보고서'는 "소비 감소 효과는 비교적 분명하지만 비만·당뇨 등 건강 지표 개선 효과는 중장기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인의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쟁점이다. 설탕은 담배나 주류보다도 훨씬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만큼 설탕세가 개인의 삶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지적이다. WHO도 같은 보고서에서 "사회적 수용성과 개인 선택권에 대한 고려 없이 설탕세를 추진할 경우 정책에 대한 반발과 조세 저항이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미 무설탕·저당 등 '슈가 제로' 제품이 대안을 넘어 생활 전반에 확대됐다. 한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이제 소비자들은 제로 음료를 더 많이 찾고 스스로 건강식을 택할 줄 안다"라며 "설탕세는 소비자의 체감 물가만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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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담배처럼 설탕에도 부담금을 부과해 설탕 사용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마련한 재원은 공공의료와 지역의료 강화 등에 활용하자는 구상도 함께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