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16만5000명 정보유출 추가 소식도 개보위 직접 발표 대신 쿠팡 권고 형태
작년 자체 조사 결과도 '불통' 산물...외교분쟁 비화 조짐에 쿠팡 내부 '당혹'

정부가 대규모 정보유출 사건이 발생한 이커머스 쿠팡에 대해 두 달 넘게 고강도 조사를 진행하면서도 일체의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자 업계와 정치권에선 정부의 '직접 발표'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정보유출 사태가 발생한 SKT, KT 등의 경우 정부가 2차 피해 확산을 막고,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번엔 쿠팡 측에 공개 '권고'를 하고 직접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
6일 쿠팡에 따르면 전일 회사 측이 "지난해 11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16만5000여건 계정의 추가 유출이 확인됐다"고 밝힌 것은 개인정보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통지 절차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된 내용이다. 그럼에도 개보위는 직접 발표 대신 쿠팡 측의 안내문 공지 형태를 선택했다. 쿠팡은 "고객에 심려를 끼쳐 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저가 불분명한 링크를 클릭하지 말고 관련 문자는 삭제·신고하라고 안내했다. 2차 피해에 대한 우려와 대응 방식도 쿠팡에 맡긴 셈이다.
쿠팡은 이 같은 '자체 발표' 형태가 지속되면 정부와 오해가 커질 수 있고, 소비자 신뢰 회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특히 지난해 12월25일 정보유출자인 중국인 전 직원을 조사한 내용을 중간 발표한 것에 대한 후폭풍이 컸다. 쿠팡은 정부 기관과 공조해 정보유출자를 특정하고 현지에서 조사한 결과를 합동조사단에 알렸다. 하지만 조사단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쿠팡은 정보유출자가 외장 하드에 저장한 고객 계정이 3000여개란 사실은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중요한 정보라고 인식했고, 관련 물증도 확보한 만큼 이런 내용을 정부가 중간 조사 발표 형태로 공개하길 바랬다. '탈팡족' 확산에 위기감이 커진 쿠팡은 긴급 발표 형태로 이 내용을 공개했지만 결과적으로 '악수'였다. '셀프 조사'란 비판이 일었고 이 내용을 공표하고 국회 청문회에서 언급했단 이유로 해롤드 로저스 대표는 위증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번 사태가 한미 양국의 외교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난 JD밴슨 미국 부통령이 "쿠팡에 불이익 조치를 해선 안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부당한 대우가 있는지 따져보겠다며 로저스 대표 출석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정부 내부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쿠팡 사태와 한미 관세 문제가 관련 없다는 정부 입장이 맞는건지 묻자 "미국이 계속 그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다 관련된 이슈"라고 답했다. 하지만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하원의 쿠팡 청문회 요청과 관련 "외교 사안이라기보다 쿠팡이 미국에 로비를 해서 빚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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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쿠팡 내부에선 당혹스럽단 반응이 나온다. 그동안 이 문제가 로비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데다, 미국 부통령의 공식 언급 이후 양국 통상 갈등으로 번질 수 있어 신중한 대응 기조를 이어와서다. 특히 쿠팡은 최근 사태 수습을 위한 '로우 키' 행보를 이어왔는데 양국의 견해차가 커지자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야권에서도 정부의 면밀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원대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정확한 피해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중국인 개발자에게 국민정보가 통째로 넘어간 본질을 내세우지 않은채 쿠팡 혼내주기에만 골몰하다 오히려 역공을 당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정부도 정보유출 조사 결과 발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합동조사단은 이르면 내주 중 쿠팡 정보유출 사태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쿠팡 사태가 외교·통상 문제로 번질 수 있어 시기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