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참담한데…소비감소에 가격 압박까지 이중고

내수 참담한데…소비감소에 가격 압박까지 이중고

차현아, 이병권 기자
2026.02.12 14:06
(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설탕 제조·판매 사업자 담합사건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개 설탕 제조·판매 사업자들이 지난 4년여에 걸쳐 설탕 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합의하고 실행한 행위에 대해 행위 금지명령과 가격 변경 현황 보고명령을 포함한 시정명령, 그리고 과징금 총 4,083억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 했다고 밝혔다. 2026.2.1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설탕 제조·판매 사업자 담합사건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개 설탕 제조·판매 사업자들이 지난 4년여에 걸쳐 설탕 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합의하고 실행한 행위에 대해 행위 금지명령과 가격 변경 현황 보고명령을 포함한 시정명령, 그리고 과징금 총 4,083억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 했다고 밝혔다. 2026.2.1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CJ제일제당(228,500원 0%)삼양사(51,400원 ▲1,000 +1.98%), 대한제당(2,825원 ▼65 -2.25%)등 설탕 제조 3사에 대해 약 4000억원의 과징금 철퇴를 결정하면서 식품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소비 진작은커녕 정부의 물가 억제 압박과 사정당국의 전방위적 조사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식품기업들은 물가를 잡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 앞에 속앓이만 하는 모양새다.

12일 CJ제일제당은 이날 공정위의 설탕 담합 관련 의결 발표 직후 공식 사과하고 대한제당협회에서 탈퇴했다. 아울러 임직원의 다른 설탕 기업 접촉을 금지하는 등의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삼양사 역시 공정위의 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며 필요한 후속 조치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들 제당3사가 2021년 2월~2025년 4월 8차례(인상 6차례, 인하 2차례)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 변경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해 실행에 옮겼다고 보고 있다. 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이 금지한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또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3사는 가격 인상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수요사(식품·음료 기업 등)를 공동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2026.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2026.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이번 결정은 정부가 설 명절을 앞두고 밥상 물가 인상 요인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결과로 풀이된다. 식품업계 전반으로 사정 당국의 칼날이 더욱 매서워질 것이란 전망에 식품업계의 긴장감 역시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실제 국세청은 최근 주류·빙과·라면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에서 약 1500억원을 추징하기로 했다. 이들이 시장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폭리를 취했다는 게 국세청의 판단이다.

식품업계는 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과징금에도 당혹스러운 반응이다. 담합 제재로는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이며 업체당 평균 부과액인 1361억원은 웬만한 국내 중견 식품기업의 1년 치 영업이익에 해당한다. 경기 불황으로 내수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정부 압박에 눌려 가격까지 동결해온 기업들로선 자칫 과징금 부과로 실적 악화의 결정타를 맞을지 모른다는 우려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올해 역시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 나오면서 식품업계는 수익성이 낮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거나 제조공정 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으로 위기 돌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이사는 전날 사내 공지를 통해 "낭떠러지 끝에 서 있는 절박한 위기 상황으로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파괴적 변화와 혁신을 통해 완전히 다른 회사가 돼야 한다"며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사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결단하고 승산이 있는 곳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식품 기업들의 경영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고 있어 기업으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은 가격 인상안을 검토하기보다 조직 효율화 등 마른 수건 짜기식으로 어떻게든 버텨보자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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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정보미디어과학부, 정치부를 거쳐 현재 산업2부에서 식품기업, 중소기업 등을 담당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 현장에서, 경제와 정책,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순간을 기사로 포착하고자 합니다.

이병권 기자

머니투데이 금융부를 거쳐 지금은 산업2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기업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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