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66.1원)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출발했다. 2026.03.04. park7691@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3/2026030413422398262_1.jpg)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24일. 당시 청와대는 "아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면전이 시작된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전면전 규정을 우리나라가 할 필요도 없고, 전쟁의 성격을 규정할 필요도 없다는 설명도 했다.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등 각 부처는 우리 경제와 기업에 미칠 영향 등을 파악하고 대비 태세를 갖췄지만, 전쟁이 이렇게 오래 이어질 지 몰랐다. 이 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러·우전쟁이 5년차에 접어든 상황에서 이번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전쟁 리스크가 더 커졌다. 세계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뉴노멀'이 된 전쟁 리스크는 더이상 돌발 변수가 아니다. 이 리스크는 이제 기업 경영의 '상수(常數)'가 됐다. 기업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안에서 생존하고 성장해야 하는 전쟁 경제 즉 '워코노미'(war+economy) 시대를 맞았다.
지금 우리 기업들을 가장 옥죄는 건 유가와 환율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탓에 국제유가는 폭등하고,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위협하고 있다.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하고 완제품을 수출하는 한국 경제 구조상 치명적인 하방 압력이다.
하지만 위기의 이면엔 언제나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 기업들에게 필요한 건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인내가 아니다. 폭풍 속에서도 항해할 수 있는 지도와 나침반이 있어야 한다. 기업들이 그간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최우선 경영전략으로 삼았다면, 워코노미 시대엔 '생존'과 '회복 탄력성'으로 그 축이 이동할 수밖에 없다. '저비용·고효율'에 따라 전 세계에 흩어졌던 공급망은 안전한 우방국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또 에너지 비용 상승은 에너지 효율화 기술과 탈탄소 솔루션에 대한 수요로 이어진단 점을 주목해야 한다. 특정 지역에 쏠린 원재료 의존도를 낮추고, 상대적으로 물류 리스크가 적은 인접 국가나 국내 자원 활용 비중을 높여 물류비 변동 폭을 줄여야한다. 소비재 수출은 고환율에 대비해 단순히 비용 절감에 매몰될 게 아니라 높아진 환율을 지렛대 삼아 글로벌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특히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기술력은 최고의 방패가 된다. 반도체, 이차전지, 방산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보여주는 기술력은 단순한 상품을 넘어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이 되고 있다. 핵심 전략 자산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더욱 늘려야한다.
과거의 기업 경영이 '예측'에 기반했다면 이젠 '대비'에 방점을 찍어야한다. 배럴당 유가 150달러, 원/달러 환율 1600원과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별 대응 매뉴얼도 있어야 한다.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와 탄탄한 현금 흐름 확보는 거센 풍랑 속에서도 배를 가라앉지 않게 하는 평형수 역할을 할 것이다.
독자들의 PICK!
지정학적 긴장이 일상이 된 워코노미 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 결국 리스크를 관리할 역량이다. 전쟁이 상수가 된 시대엔 가장 강한 기업이 승자가 아니다. 리스크에 대비해 유연하게 변하는 기업, 역경 속에서도 체질을 개선하는 기업이 워코노미 시대에 살아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