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점점 더 작아집니다" 빈틈 노리는 정수기 시장

"자… 점점 더 작아집니다" 빈틈 노리는 정수기 시장

이병권 기자
2026.04.20 04:05

업계 '초소형' 경쟁 치열… 얼음정수기도 폭 20㎝ 이하
코웨이 아이콘시리즈 신규렌탈 25% 증가 등 인기 입증

작아야 산다, 소형 정수기 대표제품/그래픽=김지영
작아야 산다, 소형 정수기 대표제품/그래픽=김지영

국내 주요 정수기 렌탈업체들이 제품 크기를 줄이는 '초소형' 경쟁에 뛰어들었다. 가로 길이(폭)를 센티미터(㎝)에서 밀리미터(㎜) 단위로 경쟁하며 가전제품으로 포화된 주방공간 속 '빈틈' 공략에 나선 모습이다.

포문을 연 곳은 코웨이다. 코웨이는 '코웨이 페스타' 프로모션을 진행한 지난달 '아이콘 얼음정수기 시리즈' 판매호조에 힘입어 정수기 신규 렌탈 판매량을 전년 동기 대비 약 25% 끌어올렸다. 신규 렌탈의 상당수는 '아이콘 얼음정수기 미니'다. 지난해 7월 출시한 이 제품은 가로 길이를 종전 24cm에서 20㎝로 줄이면서 주목받았다. 코웨이가 2020년부터 선보인 '아이콘 정수기 시리즈'는 초소형 정수기 시대를 연 라인업으로 평가받는다.

초소형 얼음정수기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다른 업체들도 맞불을 놓는다. 청호나이스는 지난달 가로 19.5㎝ '더 엠'(The M) 얼음정수기를 출시했고 약 3주 만에 쿠쿠가 가로 19㎝의 '제로100 미니'를 내놨다. 국내 최소 가로 길이 얼음정수기 제품이 한 달 동안 5㎜ 단위로 경쟁하며 두 번 바뀐 셈이다.

일반 정수기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초소형화 경쟁은 더 극단적이다. 직수형 냉온정수기 대표 모델인 코웨이 '아이콘3'과 교원 웰스 '슬림원'은 가로 길이를 16㎝까지 줄였다. 냉온 기능이 없는 정수 전용제품은 한 자릿수까지 내려왔다. 교원 웰스 '미미 정수기'는 가로 길이가 약 9㎝에 불과하다. 이같은 소형화 흐름은 주방 환경 변화와 맞물린다. 전자레인지뿐 아니라 에어프라이어, 커피머신 등 필수 가전이 늘면서 주방의 여유공간이 빠르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수기를 주방이나 거실의 빈 공간에 설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구매기준으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소형 정수기에 대한 인기는 판매데이터로도 확인된다. 교원 웰스 '슬림원'은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주력 모델로 자리잡으며 현재 교원 웰스 전체 정수기 판매량의 약 25%를 차지한다. 청호나이스 역시 지난해 하반기 데스크톱형 얼음정수기 가운데 소형제품 판매가 약 30% 더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렌탈 중심의 사업구조도 소형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정수기는 한 번 설치하면 해당 브랜드를 장기간 사용하고 해지보다는 교체를 택하다 보니 초기설치 여부가 장기 매출로 이어진다. 크기를 줄여 정수기 설치 문턱을 낮추는 전략이다.

업계는 초소형화 경쟁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소 크기에 거의 근접하면서 밀리미터 단위 경쟁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렌탈업계 관계자는 "두 가구 중 한 가구는 정수기를 갖고 있을 만큼 시장이 사실상 포화단계에 접어든 상황이라 신규 수요인 1~2인가구를 붙잡으려면 '어디든 들어가는 제품'이 필요하다"며 "기능도 비슷하다 보니 외관 위주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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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머니투데이 금융부를 거쳐 지금은 산업2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기업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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