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썼는데 8개월째 문 닫힌 티몬...해법 찾는 오아시스

700억 썼는데 8개월째 문 닫힌 티몬...해법 찾는 오아시스

유엄식 기자
2026.04.13 16:04

셀러, PG사 등과 재운영 협의 마쳐... 카드사 결단만 남아
법인명 '메이오아시스'로 변경, 플랫폼 명칭은 티몬 유지할 듯

오아시스마켓 본사 전경. /사진제공=오아시스
오아시스마켓 본사 전경. /사진제공=오아시스

지난해 8월 오아시스가 인수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몬이 8개월째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인수 대금과 신규 투자를 위한 유상증자 등 약 700억원대 자금을 투입한 오아시스는 티몬이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촉발한 업체라는 시장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지난달 말 티몬의 법인명을 '메이오아시스'로 변경했다. 지난 1월 법인명을 '아고'로 바꾼 지 2개월 만이다.

이는 회사 이미지 쇄신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연초에 '아고'로 회사 이름을 바꾼 건 티몬과 거리두기를 위한 임시 조치 성격이었다면, 메이오아시스란 이름은 '앞으로 오아시스가 정상적으로 운영할 회사'란 점을 강조한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재오픈 예정인 오픈마켓 플랫폼 명칭은 티몬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리브랜딩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연간 거래액(GMV) 4조원을 넘어 이커머스 업계 선두권을 다툰 브랜드 경쟁력을 완전히 포기할 수 없어서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오아시스는 신선식품 직매입 판매에 특화한 플랫폼 정체성을 유지하고, 티몬은 강점인 오픈마켓 특성을 살린 투 트랙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며 "양사가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고민하겠지만, 플랫폼은 별도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자체적인 티몬의 영업 재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지난해 8월 안준형 오아시스마켓 대표를 티몬 신임 대표로 선임해 이사진 구성을 전면 쇄신했다.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한 조직 구조조정과 오픈마켓을 형성할 셀러(판매자) 모집도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플랫폼 재개가 늦춰진 이유는 결제망 구축에 차질이 빚어져서다. 대형 카드사를 중심으로 결제대행(PG)사와의 연동을 거부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2024년 티몬과 위메프가 촉발한 대규모 미정산 사태의 부정적 여파가 여전한 셈이다.

지난해 8월 공지된 티몬 재오픈 안내문. /사진제공=티몬
지난해 8월 공지된 티몬 재오픈 안내문. /사진제공=티몬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카드사들이 막대한 손실을 봤다"며 "티몬이 과거 판매한 상품권이나 여행 상품 등도 환불 주체를 놓고 법적 다툼이 이어져 관련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PG사와 결제망 연동 협의를 지속하면서 관련 업계 분위기도 살피고 있다. 오아시스가 과거 티몬의 무리한 매출 확장에 치중한 큐텐과 달리 탄탄한 재무능력을 갖춘 '믿을 만한' 운영사란 점을 지속적으로 알려 시장에서 신뢰도를 높이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오아시스는 티몬 입점 셀러에게 업계 최저 수준인 3~5%의 수수료 계약을 체결했다. 또 익일정산 시스템을 도입해 셀러의 현금 유동성을 지원키로 했다. 유상증자로 마련한 투자 재원은 대부분은 이런 시스템 안정화에 쓰일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오아시스는 최근 3년간 540억원대 누적 영업이익을 거뒀고 지난해 말 기준 미처분이익잉여금은 695억원이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운영 노하우와 새벽배송 강점을 살리면 티몬의 오픈마켓 사업과 시너지를 통해 회사 전체가 이익을 낼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 이럴 경우 오아시스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이커머스 업계에선 티몬 영업 재개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정보유출 사태로 회원 수가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최근 회복세를 탔고 기존 오픈마켓 주력 업체들도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티몬이 영업 재개 이후에 수익을 내려면 경쟁사와 차별화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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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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