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수에 '피클'을 넣는다고?..."장난치는 거 아니에요" 내시피 빠진 MZ[핑거푸드]

음료수에 '피클'을 넣는다고?..."장난치는 거 아니에요" 내시피 빠진 MZ[핑거푸드]

정진우 기자
2026.06.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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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도 '놀이 콘텐츠'로...식음료 지형 바꾸는 요즘 세대의 '내시피' 문화
주는 대로 먹기보다 나만의 도화지 삼아 맛있는 '딴짓'에 빠진 소비자들

[편집자주] 'K푸드', 맛만 있는 건 아닙니다. 식품을 만드는 회사들을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스토리도 많습니다.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요리해드립니다. 간편하게 집어드시기만 하세요.

최근 각종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선 취향과 개성이 가득 담긴 '이색 레시피 영상'이 인기를 끈다. 기존 제품을 부수거나 음료에 말아먹고, 의외의 재료와 섞어 즐기는 장면들은 빠르게 확산되며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다.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탄 특정 조합에 MZ세대 등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이 덧입혀지며 레시피가 스스로 진화도 한다.

이들이 익숙한 맛을 거부하고 번거로움을 감수하며 직접 '내시피'(나만의+레시피)를 만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먹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놀이'로 즐기고, 이를 영상이나 사진으로 기록해 공유하는 '콘텐츠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단지 맛을 음미하고 배를 채우는 1차원적 행위를 넘어 자신만의 레시피를 발굴하고 전파하는 과정 자체가 젊은 층의 새로운 식문화 테마로 자리 잡은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런 트렌드의 대표 주자는 출시 이후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투썸플레이스의 시그니처 메뉴 '떠먹는 아박(아이스박스)'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되며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SNS 상에선 '아박'에 우유를 부어 촉촉하게 즐기는 '우유말먹'이나 짠맛, 단맛 등 원하는 과자나 씨리얼을 토핑으로 올려 먹는 등 기발한 취식 방식이 활발히 공유된다. 어떤 재료나 음료와도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쿠키와 크림의 부담없는 조합 덕분에 자유자재로 변주해 즐기기 좋기 때문이다.

투썸플레이스는 이처럼 미식에서 재미를 찾는 젠지들의 성향과 자발적인 '내시피' 문화에 주목해, '아박은 뭘 해도 아박'이라는 캠페인을 추진하며 아박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페어링 방식을 브랜드 차원에서 직접 제안했다. 아박에 에스프레소 샷을 부어 먹는 '아박가토'나 크래커 사이에 아박을 넣어 먹는 '아박샌드' 등을 소개하며, 익숙한 메뉴를 취향껏 변주하는 다양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4월 '망고생' 캠페인에 이어 다시 한번 투썸플레이스의 얼굴로 나선 아일릿(ILLIT) 원희와의 시너지도 눈길을 끈다. 원희가 여러 레시피 중 '최애'로 꼽은 '아박가토'를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최근 한정 메뉴로 출시했다.

소비자가 마음껏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품에 의도적인 '여백'을 두어 이같은 트렌드에 대응한 사례도 있다. 팔도가 선보인 '왕뚜껑 국물라볶이'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소비자가 취향에 따라 부재료를 더해 먹는 '토핑용 라볶이'를 콘셉트로 내세웠다.

매콤달콤한 소스와 분말스프를 조합해 분식집 특유의 즉석 라볶이 맛을 충실히 구현한 이 제품은 면과 소스라는 미니멀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대신 기존 왕뚜껑 제품의 아이덴티티와도 같은 '넓은 용기'를 그대로 활용해, 소비자가 눈치보지 않고 치즈, 햄, 어묵, 계란 등 원하는 토핑을 자유롭고 풍성하게 추가할 수 있도록 넉넉한 공간을 확보해 둔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싹튼 이색 레시피를 외식 브랜드가 발 빠르게 포착해 프로모션으로 연계한 시도도 있다. 버거킹이 지난해 선보였던 '닥터페퍼 제로 피클팝'이 이에 해당한다. 당시 SNS에선 닥터페퍼 제로에 피클의 새콤함을 곁들여 마시는 독특한 '단짠' 조합이 젊은 층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버거킹은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실제 기획으로 연결했다. 버거킹은 닥터페퍼 제로 구매 시 '전용 피클 패키지'를 함께 증정해 소비자가 원하는 비율로 음료를 완성해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해 큰 인기를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SNS엔 다양한 먹거리에 편의점 재료를 가미한 자신만의 '꿀조합' 레시피 영상이 끊임없이 올라온다"며 "많은 기업들이 찐팬들의 유쾌한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며 신선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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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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