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 2만원 무서워" 공포가 된 점심 고민…직장인 다시 몰린 '5000원 구내식당'[핑거푸드]

"한 끼 2만원 무서워" 공포가 된 점심 고민…직장인 다시 몰린 '5000원 구내식당'[핑거푸드]

정진우 기자
2026.08.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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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K푸드', 맛만 있는 건 아닙니다. 식품을 만드는 회사들을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스토리도 많습니다.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요리해드립니다. 간편하게 집어드시기만 하세요.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9일 서울의 한 구내식당을 찾은 시민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런치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서 구내식당을 찾은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외식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내식당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025.02.19.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9일 서울의 한 구내식당을 찾은 시민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런치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서 구내식당을 찾은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외식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내식당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025.02.19. [email protected] /사진=정병혁

"오늘 점심 뭐 먹지?"

직장인들의 가장 행복해야 할 고민이 언젠가부터 '공포'가 됐다. 서울 주요 상권에서 만원 한 장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사라진 지 오래기 때문이다. 서울 주요 상권에서 갈비탕이나 국밥 한 그릇에 1만5000원이 넘고, 사이드 메뉴 하나만 더해도 2만원을 훌쩍 넘는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 시대다. 직장인들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회사 '구내식당'으로 향한다.

구내식당의 한끼 가격은 각 기업별로 다르지만 통상 5000원 안팎이거나, 단가가 높아도 7000~8000원선이다. 물론 복지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기업들의 저렴한 구내식당 한끼 가격은 지갑이 가벼워진 직장인들을 끌어들였고, 국내 급식업계는 올해 2분기 역대급 실적 호황을 누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는 올해 2분기 매출 8860억원, 영업이익 4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7.1%, 6.6%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18,580원 ▲440 +2.43%)는 매출 5950억원, 영업이익 381억원으로 각각 7.8%, 23.4% 늘었다. CJ프레시웨이(24,850원 ▲750 +3.11%)는 매출 9232억원으로 같은 기간 4.5% 늘었고, 영업이익은 235억원으로 다소 줄었다. 아워홈은 매출 7338억원, 영업이익 363억원을 기록했다. 아워홈은 지난해 한화그룹에 인수되는 등 실적이 비공개돼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지만 역시 같은 기간 큰 폭의 성장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회사는 모두 직장인들의 구내식당 이용객(식수인원)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호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육군사관학교와 육군훈련소 등 대규모 군 급식 사업장의 신규 수주 확대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제조원가와 물류비의 효율 개선에 성공하며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케어푸드(그리팅)와 외식 사업의 호조도 수익성을 뒷받침했다. CJ프레시웨이는 단체급식 매출이 4.9% 성장하고 신규 수주가 43.7% 늘어나는 등 외형은 커졌지만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이익은 주춤했다. 아워홈 역시 단체급식에서 대형 계약이 다수 이뤄져 수익성이 향상됐다.

주요 급식업체 2026년 2분기 실적/그래픽=윤선정
주요 급식업체 2026년 2분기 실적/그래픽=윤선정

이같은 상황에서 급식업체들은 직장인들을 더 끌어모으기 위해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진행한다. 삼성웰스토리는 대한민국 16대 조리명장 안유성 셰프와 협업해 식자재 상품 개발부터 구내식당 메뉴 운영, 고객 프로모션까지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또 안 셰프와 함께 '동치미맛 냉면육수', '남도식 불고기소스' 등 B2B 전용 한식소스 2종을 개발해 독점 공급했다. 아울러 롯데칠성음료와 협업해 주요 기업 구내식당 6곳에서 식물성 음료 '오트몬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백화점 식품관을 운영하는 노하우를 살려 유명 외식 브랜드의 현장 구현과 스마트 헬스케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업계 최초로 홍삼 전문 브랜드 정관장과 손잡고 홍삼삼계탕과 홍삼삼겹살 간장조림덮밥, 홍삼양파크림 순살치킨 등 홍삼을 활용한 특식 12종을 제공했다. 100% 국산 6년근 홍삼을 분쇄해 만든 홍삼분과 홍삼 유래 식이섬유를 첨가해 맛과 건강을 모두 잡았다.

CJ프레시웨이는 프리미엄 미식 캠페인인 '더 미식 테이블'을 통해 구내식당의 격을 높이는 한편, 문화 콘텐츠(IP)와의 결합에 집중하고 있다. tvN 예능 프로그램 '언더커버 셰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특식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단체급식 고객사를 대상으로 언더커버 셰프에 등장한 이탈리아 나폴리 현지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를 단체급식 메뉴로 재구성했다. 특식 메뉴는 '나폴리식 감자 케이크'와 '파스타 알라 노르마'다. 또 올해 초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개봉 시기에 맞춰 소고기미역국과 수제섭산적 등으로 구성된 '임금님 수라상' 특식도 제공했다.

아워홈은 '급이 다른 미식'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급식을 단순한 한 끼가 아닌 수준 높은 미식 경험으로 재정의하고, 모든 고객에게 표준화된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워홈은 블루리본 인증 메뉴인 △불꽃제육볶음 △우연(牛軟)불고기 △속깊은 된장찌개 등을 전국 구내식당에 제공하고 있다. 일부 구내식당에서는 마스터 셰프가 직접 조리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경품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처럼 구내식당이 화려해진 배경엔 급식업체들의 노력도 있지만, 기업들의 전폭적인 지원도 있다. 기업들은 이제 구내식당을 비용이 드는 시설이 아니라, 인재를 유치하고 임직원의 사기를 높이는 '핵심 복지 제도'로 접근한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식대 지원금을 과감히 늘리고, 급식업체에 "단가를 올리더라도 무조건 최고의 퀄리티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한다.

업계 관계자는 "맛있고 건강한 구내식당 밥 한 끼가 애사심을 높이고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는 가장 가성비 좋은 복지다"며 "고물가 시대가 낳은 구내식당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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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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