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에 쓸 돈? 살아서 씁니다"…건강관리 받고 자녀 영어캠프까지

"장례에 쓸 돈? 살아서 씁니다"…건강관리 받고 자녀 영어캠프까지

이병권 기자
2026.09.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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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회사 '전환서비스' 인기/그래픽=김지영
상조회사 '전환서비스' 인기/그래픽=김지영

장례를 위해 장기간 납입한 상조금을 여행이나 결혼 등 다른 용도로 전환해 사용하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상조회사들도 장기간 쌓이는 선수금의 부채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어 전환서비스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교원라이프의 1~8월 전환서비스 이용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50% 증가했다. 전환서비스의 63%가 여행을 선택하면서 여행 전환 이용 실적은 149% 늘었다. 같은기간 웅진프리드라이프의 전환서비스 이용 건수는 지난해 대비 약 2배 늘었고 여행이 75%를 차지했다. 반면 보람상조는 웨딩 전환서비스 증가세가 컸다. 같은 기간 27.5% 늘었다.

전환서비스는 가입자가 납입한 상조금을 장례 대신 여행이나 웨딩·건강관리 등 다른 서비스에 사용하는 제도다. 10~20년 동안 돈을 납입하고도 장례가 발생하기 전까지 활용할 수 없는 상조상품의 한계를 보완하고 장기 납입에 대한 소비자 부담도 낮출 수 있는 서비스다.

주요 상조기업 별 가입자수·선수금 규모/그래픽=이지혜
주요 상조기업 별 가입자수·선수금 규모/그래픽=이지혜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상조상품 등록 계약자는 1100만명을 넘어섰고 가입자가 상조회사에 납입한 선수금은 11조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가입자가 늘고 납입금이 쌓이면서 장례 전까지 선수금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상조회사의 중요한 과제다.

실제 전환서비스는 상조회사에 재무적으로 도움이 된다. 선수금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까지 부채로 잡혀 계약이 장기간 유지될수록 재무 부담이 커진다. 하지만 전환서비스로 선수금이 쓰이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인식되고 만기 이후 해약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자금 유출에 대한 부담도 낮출 수 있다.

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고객은 상조금을 활용해서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고 회사는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win-win)"이라고 말했다.

전환서비스 경쟁은 상조회사들이 '라이프케어'로 영역을 넓히는 흐름과 맞물린다. 일반적으로 전문업체와 제휴해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자체 사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면 수요에 맞춰 상품을 빠르게 바꾸기도 한다. 예컨대 교원라이프는 계열사 교원투어를 통한 여행상품, 보람상조는 보람컨벤션을 활용한 웨딩이 강점이다.

전환서비스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내년 1월부터 영국·미국·캐나다·뉴질랜드 등 7개국에서 3~7주간 진행하는 해외 영어캠프를 제공한다. 메디포스트와 제휴해 지방줄기세포와 면역세포 보관까지 전환서비스에 추가했다. 보람상조는 상조금 분할사용을 허용한다.

업계는 아직 장례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전환서비스 시장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교원라이프 관계자는 "장례라는 제한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생애 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라이프케어 중심으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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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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