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의 전세난은 계절적 변동, 주택수급의 불균형, 주택시장의 구조적 변화라는 세 가지 요인이 중첩된 결과다. 이 중에서 계절적 변동은 매년 주기적으로 겪는 일이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단기적인 문제다. 그러나 주택수급의 불균형이나 주택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의한 전세난은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전세입자는 물론이고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어야 할 정책 당국자들로서는 가슴이 답답할 수밖에 없으리라고 본다.
주택수급의 불균형에 의한 전세난은 금융위기 이후 신규주택 건설이 위축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생산의 장기성으로 인해 2∼3년 전에 일어났던 신규주택 건설의 위축이 지금에 와서야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주택수급의 불균형에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분양 주택이 아직도 많이 쌓여 있다는 점이다. 신규생산은 안되더라도 재고가 많이 쌓여 있으니, 수급 불균형이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미분양주택이 전세주택으로 원활히 연결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세입자가 요구하는 주택규모와 미분양주택의 규모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도 있고, 전세공급이 필요한 지역과 미분양 지역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8월에 임대사업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으나, 정책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주택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의한 전세난이다. 현재 주택시장에서는 수요가 자가에서 임대차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최근의 주택가격 안정으로 인해 주택을 소유하기보다 임차하는 쪽으로 사람들의 심리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전세시장에서는 전세공급자가 월세로 옮겨가고 있다. 이 역시 주택가격 안정에 대한 기대가 만들어낸 변화다. 결국 구조변화로 인해 전세수요는 상대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전세공급은 감소하고 있으니 전세난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주택가격의 안정이 전세가격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한 셈이다.
이런 구조변화에 의한 전세난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다고 하여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하여 전세난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도 아니다. 주택시장은 상호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하면, 수요가 다른 쪽으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균형을 찾기 마련이므로, 이런 시장의 자율조정 기능을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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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주택시장의 구조변화에 의한 전세난은 언제쯤 시장의 자율조정 기능에 의해 끝나게 될까. 딱 떨어지는 대답은 어렵지만 '주택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전세가격의 상승으로 '주택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전세수요의 일부가 자가수요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균형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세수요가 자가수요로 이동하기 시작하는 '주택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의 수준은 이자율이나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 등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서울 아파트시장의 경우 대략 50∼60%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5%고 월세전환율이 연 10%라고 하면 '주택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55% 수준일 때 임대수익률은 연 5.5%가 된다. 이 경우 주택가격의 기대상승률이 0%라 하더라도 전세입자는 차입을 통해 자가소유자로 전환할 여지가 생기게 된다.
2011년 8월 현재 서울 아파트시장의 주택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49% 수준이다. 아직까지는 구조변화에 의한 전세난이 지속될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런 만큼 구조변화에 의한 주택시장의 불균형도 끝나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